[뉴스토마토 유연석 기자]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가 2심 판결에 불복하고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안 전 대표 측은 이날 2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서승렬)에 상고장을 냈습니다.
안 전 대표는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 등과 함께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등 독성 화학물질이 포함된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판매해 98명에게 폐 질환이나 천식 등을 앓게 하고 그 중 12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2019년 7월 기소됐습니다.
2021년 1월 1심 재판부는 CMIT·MIT가 폐질환 등을 유발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반면 지난 11일 2심은 "전문가 연구를 고려하면 CMIT·MIT가 이 사건 폐질환 등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은 더 이상 받아들이기 어렵다. 살균제 사용과 폐질환 등 구체적 인과관계 신빙성도 인정된다"며 원심 판단을 뒤집고 금고 4년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사실상 장기간에 걸쳐 전 국민을 상대로 가습기살균제의 만성 흡입독성 시험이 행해진 사건"이라며 "불특정 다수가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 큰 고통을 겪었고 상당수 피해자는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참혹한 피해를 보는 등 존엄성을 침해당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2심 선고를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5부(서승렬 안승훈 최문수 부장판사)는 11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각각 금고 4년형을 선고했다. 다만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유연석 기자 ccbb@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