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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 17일 15:5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생명보험 업계가 시장금리 하락 효과로 지난해 4분기 투자영업 손익을 크게 개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자산 내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자산(FVPL) 평가이익이 증가한 결과다. 올해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FVPL 부문은 우호적인 환경이다. 다만 투자손익 변동성 자체가 높은 점은 과제로 꼽힌다.
작년 4분기 투자손익 흑자 전환…FVPL 평가익 증가
KB증권은 3사 합산 투자손익이 지난해 3분기 –3663억원에서 4분기 3040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사별로 삼성생명이 –682억원에서 2366억원, 한화생명이 –2525억원에서 668억원, 동양생명이 –456억원에서 6억원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FVPL 평가이익이 늘어난 덕이다.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9월 말 대비 각각 0.77%p, 0.84%p 정도 떨어졌다.
한화투자증권(003530)에서는 이에 따른 4분기 FVPL 평가익 추정치로 삼성생명 1230억원, 한화생명 550억원, 동양생명 610억원을 제시했다. FVPL 계정으로 편입된 채권형 수익증권이나 신종자본증권 등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을 투자손익에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분기에 나타났던 양상과 같이 이번에도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해당 자산의 가치가 올라간 것이다.
FVPL은 보험업계 회계제도가 지난해 IFRS17(보험부채 관련)과 IFRS9(금융자산 관련)으로 바뀌면서 새롭게 적용됐다.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에 대해 한 차례 재분류가 이뤄지면서 기존 매도가능금융자산 항목에 포함됐던 많은 자산이 FVPL로 이동했다.
본래 매도가능금융자산은 그 평가손익이 자본총계 항목의 기타포괄손익에 반영되는데 FVPL로 변경되면서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특히 펀드 투자 등 수익증권 대부분이 기존에는 매도가능증권에 분류됐으나 IFRS9 적용 이후 FVPL로 변경됐다.
금리 따라 투자손익 '오르락내리락'… 높은 변동성 고민
운용자산 내 FVPL 비중은 삼성생명이 4.7%, 한화생명 22.9%, 동양생명 16.4% 수준으로 추정된다. IFRS17 체계서 수치가 더 높아진 만큼 평가손익이 투자손익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졌다. 금리가 하락하면 평가익 수혜를 볼 수 있지만 이전 분기처럼 대규모 손실이 나타날 수도 있다. 투자손익 변동성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특히 손해보험사보다 생명보험사에 대한 영향력이 더 큰 것으로 평가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생명보험사의 경우 전체 이익 중에서 투자이익의 기여도가 크다”라면서 “상대적으로 FVPL 민감도가 높다는 점 때문에 이익 모멘텀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보험영업에서 저축성보험에 대한 의존도가 높거나 보험계약마진(CSM) 규모가 비교적 미미한 중소형 생명보험사는 변동성이 더 크다. 투자손익이 전체 손익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높아서다. 투자환경 변화에 따른 손익 관리 부담이 계속 확대될 우려가 있다.
올해는 사실상 금리 인하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환경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기준금리가 두세 차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경우 금리 여건이 안정화되면서 FVPL에서 발생하는 평가이익 역시 투자손익에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반면 금리가 재차 변동성을 보이거나 상승 흐름을 타게 되는 경우 평가손익이 정반대로 움직일 수 있다. 투자손익 변동성 자체를 낮추는 작업이 주요하게 언급되는 이유다. 앞서 IFRS9으로 전환하면서 높아진 FVPL 익스포저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용평가사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FVPL로 분류되는 자산의 비중을 낮춰야 하는데, 예를 들면 수익증권을 매각하고 채권을 매입하는 방법 정도가 있다”라면서 “FVPL 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이 이러한 전략을 취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동안은 투자손익 변동성이 계속 높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지난해 일부 보험사에서 나타난 채권 교체매매는 어떻게 보면 투자손익 변동성을 보완하는 한 작업이 될 수도 있는데 이는 중장기적인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