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각 15일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E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바레인의 경기 후반 이강인이 대한민국의 3번째 골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지난 12일 약 한 달 동안의 열전에 돌입한 '2023 AFC 아시안컵 카타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아시안컵은 그 동안 FIFA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의 메이저 대회에 비해 한국 축구팬들 관심 밖에 있었죠.
물론 막상 대회에 돌입하면 모두가 열성적으로 응원하며 시청했지만, 중요한 길목마다 일본이나 이란, 호주 등 아시아 축구 강국 등에 번번히 토너먼트에서 탈락했고 어느덧 마지막 우승을 차지한 지 64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번엔 좀 다른 모양새입니다. 잉글랜드와 독일, 프랑스 리그 최고의 팀에서 리그를 호령하는 슈퍼스타들이 '건강하게' 아시안컵에 임해서일까요, 그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딱 1년 전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에 이어 아시안컵까지 개최하는 카타르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자주 메이저대회에 등장하다 보니 익숙한 느낌마저 드는데요, 이번 아시안컵을 개최하는 카타르에는 대한민국 건축, 'K-건축'의 높은 수준을 엿볼 수 있는 그런 경기장이 하나 있습니다.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 스타디움' 외관. (사진=희림)
바로 카타르 수도 도하에 위치한 '알투마마 스타디움(Al Thumama Stadium)'입니다. 이 경기장을 설계한 회사는 다름 아닌 한국의 건축회사인 희림 종합건축사무소(희림)입니다.
국내 건축설계사 평가 순위 상위권에 위치한 희림은 그 동안 다양한 글로벌 건축프로젝트, 특히 스포츠 인프라 수주 경험을 바탕으로 이 웅장한 경기장의 건축 설계를 맡았습니다.
희림은 지난 2013년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 위치한 '바쿠 올림픽 경기장', 인천아시안 게임 주경기장,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쇼트트랙 경기장 등 국내외 대형 경기장의 설계를 담당한 바 있습니다.
알투마마 스타디움은 카타르 전통모자 '가피야(Gahfiya)'를 형상화했습니다. 중동 남성들이 자주 쓰고 다니는 두툼한 흰색 실을 짜서 만든 바로 그 모자입니다. 지하 1층에서 지상 5층, 총 4만 관중석 규모에 연습경기장을 10개나 포함한 초대형 경기장입니다. 현지에서도 이슬람 전통의 문화요소들을 모티브로 혁신적 디자인을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수많은 명경기가 이 알투마마 경기장에서 펼쳐졌습니다.
알투마마 스타디움 내부 모습. (사진=희림)
특히 모로코 국민들에게 알투마마 스타디움은 축구의 '성전'일지도 모릅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4강에 진출한 기적을 쓴 모로코 축구대표팀은 당시 조별 예선 F조 2차전 벨기에전(2대0 승리), 예선 3차전 캐나다전(2대1 승리), 8강전 포르투갈전(1대0 승리)까지 무려 3경기를 이 곳에서 치렀는데 모두 기분 좋은 승리를 달성했습니다.
모로코에게 패배하고 마지막 월드컵을 직감한 듯 쏟아지는 눈물을 참지 못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모습도 바로 이 경기장에서 볼 수 있었죠.
아시안컵에서도 매우 중요한 경기가 이 경기장에서 열립니다. 바로 한국시간 20일 토요일 저녁 8시30분에 열리는 E조 예선 2차전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경기입니다.
예상보다 만만찮은 요르단 팀의 전력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 슈퍼스타들을 내세운 우리 대표팀이라면 충분히 극복해 낼 상대가 될 겁니다.
K-건축의 힘이 묻어있는 이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경기를 치르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우리 축구팬들의 기억 속에 남을 오래 남을 명경기가 이 수려한 경관의 경기장에서 치러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