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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아시아나 화물사업을 인수한다면?
입력 : 2024-01-19 오후 3:31:18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의 사실상 최종 관문이었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조건부 승인을 내어줄 것이 유력해지면서 양사 합병은 연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항공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중 하나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이면서 국내 항공사 LCC 중에서는 유일하게 화물사업을 하는 제주항공이 자신들보다 몸집이 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를 인수할 것이라고 전해지면서, 제주항공의 아시아나 화물 사업 인수가 독이 든 성배가 될 지 성장 모멘텀이 될 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크게 쏠리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대한항공에서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입찰을 냈는데 여기에 제주항공이 단독으로 입찰을 냈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물론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홍보팀은 모두 "사실 확인이 안 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단독 입찰을 했든 안 했든, 기존 아시아나 화물사업부 인수의향서(LOI)를 냈던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과 비교하면 실제 인수가 가능한 자금력을 갖춘 곳은 제주항공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화물사업 업력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실제 하고 있고, 모기업 애경홀딩스가 있기 때문에 인수 시 자금 유동성도 원활한 편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장에서 우려하는 점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기들이 30년 가까이된 노후기여서 인수하자마자 1~2년 사용하다 교체해야하는 비용 등 자금 출혈이 분명하기에 인수한다고 해도 자칫 잘못하면 적자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라고도 봅니다.
 
또 한편으로는, 단순히 화물기와 화물기를 모는 조종사를 들이는 게 아닌, 아시아나의 전 세계 화물 네트워크를 가져오는 것이어서 성장 모멘텀으로도 삼을 수 있다는 시각도 일부 존재합니다.
 
제주항공 화물기 B737-800BCF. (사진=제주항공)
 
 
아시아나 화물사업은 대한항공과 견줄만큼 수익성이 높은 사업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3년 가까이 하늘길이 막혔던 코로나 팬데믹 기간 화물사업을 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를 제외한 국적사들은 모두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그러나 두 기업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 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모두 화물사업 덕분이었습니다. 해상으로 가는 물류 정체로 항공화물 운임이 가파르게 뛰었고 물량 역시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여서 반사이익을 톡톡히 입었습니다.
 
제주항공 내부에서는 코로나와 같은 상황이 언제 또 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화물사업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성장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보는 것입니다. 제주항공이 현재 하고 있는 화물은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직구 시장을 발판이어서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화물 노선 영업망을 갖춘 아시아나와 비교해 매우 초라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아시아나 화물을 인수하면 화물 사업을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게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자금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합니다. 모기업 애경홀딩스가 나선다고 하더라도, 아시아나의 부채까지 포함하면 최소 1조원이 투입되어야 한다고 보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을 인수한다면 국내 항공화물 시장에선 단숨에 대한항공 다음으로, 전체 실적에서도 화물 영향으로 2위를 노릴 수 있습니다.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최종 인수할 지 지켜볼 만 한 일입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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