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K팝이 세계로 뻗어나가면서 엔터주에 특화된 상장지수펀드(ETF)가 속속 출시됐는데요. 이번에는 100% 몰빵 ETF가 나왔습니다. 통상 ETF가 여러 종목을 담아 위험을 분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정반대의 성격인 셈인데요. K팝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올 한해가 엔터주 조정기라는 시각도 있어 향후 전망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국내 최초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만 투자는 'ACE KPOP 포커스 ETF'를 출시합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측은 "상장일은 미정"이라며 "엔터산업은 꾸준한 성장세로 앨범 판매가 부진해도 공연이나 다른 플랫폼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높아 해당 상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엔터주가 조정을 받았지만 K팝의 장기적 성장성 측면에서 해당 펀드 출시를 일단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입니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요가 있어 완벽하게 엔터산업에 집중된 종목만 넣은 것으로 안다"며 "(우량주인) 하이브와 JYP엔터의 비중이 높은 데다 엔터산업의 장기적 성장 전망 자체가 밝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엔터산업에 관심이 높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스크 해지(위험회피) 측면에서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전망입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주가 조정을 받아 바닥권인 만큼 ETF를 런칭하기에도 부담없는 데다 해지 차원에서 좋은 타이밍"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업황이 안 좋을땐 크게 빠질 수도 있지만 엔터주에 관심이 많을 경우 좋은 투자처가 생긴 셈"이라며 "연초에 음반 판매가 꺾였지만 하반기에 커버된다면 주가가 올라갈 때 크게 수익이 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연초 엔터주가 조정 장세를 보이고 있어 올 한해 성장 전망을 보수적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타사 ETF 흥행 전망에 대해 언급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올해 엔터산업은 지난 호황기로부터 조금은 괴리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너무 잘해왔기 때문에 올해 높은 성장률이 나오기는 녹록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팔린 K팝 앨범이 국내외 1억2000만장인데 올해 1억4000만장 정도로 추산된다"며 "올해 데뷔하는 신인들이 초대박이 나더라도 성장률이 20% 정도에 불과한 데다 공연쪽은 15% 정도 성장을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최근 빅4 엔터 주력 아티스트들의 초동 판매량이 직전 대비 감소했다지만 총판으로 봐도 20~30%는 줄었다"며 "올해 BTS의 활동도 불투명한 만큼 전반적인 투자 심리 측면에서 보더라도 조정 국면에 접어들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습니다.
엔터 4사 사옥 외관(사진=각 사)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