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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 22일 14:5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키움캐피탈이 단기화된 조달구조 영향으로 유동성 지표 전반이 떨어졌다. 모기업 지원으로 방어했지만 부동산금융 중심으로 구성된 영업자산과 거액여신 리스크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불확실한 경제 여건 속에서 시장에 대한 민감도와 변동성이 경쟁사 대비 더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기차입, 1년 새 3배 넘게 늘어
22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키움캐피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 차입부채가 1조9043억원이다. 이 가운데 단기차입부채가 4365억원, 단기성차입부채가 1조3721억원으로 확인된다. 단기차입부채가 ‘발행만기’ 기준 1년 이내 차입부채라면, 단기성차입부채는 ‘잔존만기’ 기준 1년 이내 차입부채다.
부채 만기구조가 전반적으로 짧아졌다는 평가다. 단기차입부채 규모가 2022년(1155억원) 대비 크게 증가하면서 단기차입의존도는 6.7%에서 22.9%까지 3배 넘게 상승했다. 피어(Peer)그룹의 단기차입의존도는 14.1% 수준이다. 같은 기간 단기성차입부채(2022년 1조1681억원)도 커지면서 단기성차입부채비율은 68.1%에서 72.1%로 4.0%p 올랐다.
단기성차입부채 증가는 자산과 부채 만기 불일치 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키움캐피탈은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 대비 자산 비율이 92.6%로 나타난다. 피어그룹 평균은 101.7%로 100%를 넘어서고 있다. 키움캐피탈은 해당 만기구조가 부채 1조3867억원에 자산 1조2836억원이다. 부채가 1031억원가량 더 많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조달 양상을 살펴보면 공모사채의 경우 12월 중순 이후 발행한 건에서 만기 2년물이 나타난다. 그전까지는 1년물과 1년6개월물이 여전히 주를 이룬다. 발행금리 수준이 5.9%에서 6.6%까지 높게 형성되고 있는 탓이다. 조달구조에서 회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5.0%다.
모회사인
키움증권(039490)의 지원 의지가 높게 반영된다는 점은 유동성 확보와 관리에 긍정적 요인이다. 키움증권은 지난 2018년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총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가장 최근 건은 지난해 8월 500억원이다. 또 3000억원 한도의 기업어음(CP) 매입 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과도한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유동성 영향도 우려
키움증권은 영업자산 구성이 부동산금융 중심으로 이뤄졌단 점에서 유동성에 미칠 잠재적 영향도 부정적으로 언급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자산 총 1조8615억원 가운데 6085억원(32.7%)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3714억원, 담보대출(브릿지론 일부 포함)과 수익증권이 2371억원이다. 이는 자기자본(3681억원) 대비 165.3%로 계산된다.
단기 비중이 높은 조달구조와 달리 자산 구성은 상대적으로 회수 기간이 긴 장기로 설정됐다는 설명이다. 브릿지론은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라 미분양 주택이 증가하는 등 사업성 악화로 본PF 전환이 쉽지 않고, 본PF는 시공사 분쟁부터 공사비 증가, 분양 성과 문제로 회수 기간과 금액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
(사진=키움금융)
특히 거액 여신의 부실화가 나타나거나 만기 연장 과정에서 차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키움캐피탈은 포트폴리오 내 100억원 이상의 거액 익스포저 비중이 80% 수준으로 신용집중 위험이 높은 상황이다. 브릿지론의 경우 평균 잔액이 150억원으로 더 많다.
키움캐피탈은 영업자산 측면에서 부동산금융 규모를 축소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브릿지론 규모를 2022년 2896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499억원까지 줄였다. 반면 지난해 단기운용 목적의 회사채 투자를 늘리면서 기업금융 규모가 5281억원에서 6009억원으로 13.8% 증가했다.
유동성 리스크는 현재 경기 동향과 통화정책 등에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확대 가능성 우려가 잠재적으로 존재한다. 키움캐피탈은 단기구조에 부동산금융 영향으로 경기 민감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용평가사 한 연구원은 <IB토마토>에 “현재는 발행 시장이 어렵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유동성 문제는 잠재적 위험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라면서 “유동성 리스크에는 발행 부담이나 이자 상환 부담 등이 다 포함되는데, 단기 구조와 자산 상태에 따라 시장 변동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