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법무부가 "윤석열사단은 전두환의 하나회"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징계위원회에 넘겼습니다. 야당 출마가 거론되는 검사에 대해서만 엄격한 잣대가 적용된다는 비판이 나오며 형평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법무부는 30일 관보에 '송달불능에 따른 공시송달'을 올리고 2월 14일 이 연구위원에 대한 검사징계위원회를 연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월17일부터 11월28일까지 8회에 걸쳐 SNS 게시글과 언론 인터뷰 등에서 검찰 업무의 공정성을 훼손하거나 저해하는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이유입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해 9월 조국 전 장관 신간 '디케의 눈물'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윤석열사단을 전두환의 하나회에 빗대기도 했습니다.
그는 같은 해 11월에는 자신의 저서 '꽃은 무죄다' 출판기념회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을 겨냥해 "검사들이 조직 구성원을 감싸는 것이 마치 리더십이라고 생각하는 듯한데 지금은 그런 게 통하는 세상이 아니다"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대검은 지난 4일 법무부에 이 연구위원에 대한 중징계를 청구했습니다.
현직 검사 출마 선언…징계위 회부 형평성 논란
이러한 상황에서 이 연구위원에 대한 법무부의 형평성 논란이 예상됩니다.
이 연구위원은 공직선거법상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출마 시한인 11일을 사흘 앞둔 지난 8일 법무부에 사표를 내고 "윤석열 사이비 정권을 끝장내고 윤석열사단을 청산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총선 출마를 암시한 상황입니다.
앞서 대검은 현직 검사 신분으로 출마 의사를 밝혔던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와 박대범 광주고검 검사에 대해서도 법무부에 중징계를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징계위 회부 대신 김 검사에 대해서는 해임 처분 권고, 박 검사에 대해서는 검찰총장 경고 처분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감찰위의 권고는 강제력이 없고 최종 징계는 징계위에서 결정됩니다.
징계·재판·현직 신분에도 총선 출마 문제없어
이 연구위원은 앞서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로 2022년에도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바 있습니다. 재판이 진행 중인 해당 사건은 관련 조항에 따라 징계심의가 정지돼 있어 징계가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1심은 무죄, 2심 법원도 최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연구위원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 회부는 야당 출마가 유력한 검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상민 검사는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박대범 검사는 총선 출마를 포기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의 총선 출마 자체는 문제가 없습니다. 이른바 '황운하 판례'에 따라 선거법 사퇴 시한 내에 사표를 내면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그 시점에 그만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현직 신분으로도 총선 출마가 가능합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황운하 민주당 의원은 현직 경찰 신분으로 당선됐고 이후 당선 무효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이 연구위원보다 먼저 총선 출사표를 던진 신성식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자 명부에 '정당인'으로 기재됐습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를 무마한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