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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없으니까
입력 : 2024-01-31 오후 6:06:34
최근 핸드폰을 바꾸면서 사용했던 애플리케이션(앱)을 필요할 때마다 하나씩 설치하고 있습니다. 업무상, 생활에 필요한 어플들을 받다보니 '내가 이렇게 많은 앱을 쓰고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계를 바꾼 지 한 달이 좀 안됐는데, 웬만한 어플은 다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며칠전 '내가 이 앱 없이 살았다고?'하면서 깜짝 놀란 게 있었습니다. 바로 '배달주문'입니다. 저는 집에서 요리를 많이 하지 않아서 배달앱을 거의 끼고 살았습니다. 평일엔 야식으로, 주말엔 식사로... 배달음식 의존도가 컸던 제가 3주 넘게 배달앱을 쓰지 않았던 것이죠. 저 대신 배우자의 주문이 늘었을 수 있지만, 대충 생각해봐도 배달앱 이용이 크게 줄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매일같이 쓰던 앱도 막상 눈 앞에 없으니 자연스럽게 찾지 않았나봅니다. 얼마 전부터는 출퇴근을 전철로 하고있는데, 이것도 그래요. 평소에는 차로 출퇴근을 하다가 연말 연초에 저녁 술자리가 많아지면서 전철 이동이 늘었고, 올해 들어서는 아예 차를 놓고 다니고 있습니다. 작년 휴직 기간까지 포함하면 2년 넘게 전철 탈 일이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막상 차를 놓고 다니니 이동할 때 편하게 핸드폰도 볼 수 있고 메신저도 할 수 있고 좋더라고요. 차 막히는 시간을 피해 새벽 같이 나가지 않아도 전철이 정시에 데려다주니 편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재밌는 점은 저는 원래 전철로 출퇴근을 했고, 자차로 이동한 것은 최근 3년 남짓인데 마치 제가 수 년 동안 차를 타고 다녔던 것 마냥 전철 이동이 새로웠다는 것입니다.
 
'있다 없으니까 숨을 쉴 수 없어~'는 유명 노래 가사가 있죠. 숨을 못 쉴 줄 알았는데, 나름대로 숨은 쉬어지고(?) 적응도 금방 하고, 생활이 더 불편해지지도 않았습니다. 핸드폰 앱이며, 자동차, 각종 가전제품, 생활용품 등...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준 것은 맞는데, 막상 없으니 또 없는 대로 살 만 하더라고요. 내가 지금 쓰는 많은 것들 중 좀 덜어내고 없어도 큰 지장을 주지 않는 것은 또 뭐가 있을까요. 혹시 너무 많은 것을 소비하고 있진 않은가 생각해봅니다. 
 
핸드폰 어플을 사용중인 모습.(사진=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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