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미술품 투자증권, 주식처럼 거래…흥행 여부 미지수
미술품 등 투자계약증권 상장 기준 최소 자본 30억
입력 : 2024-02-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미술품을 기초자산으로 한 투자계약증권, 일명 ‘미술품 조각 투자’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렸습니다. 앞으로는 기존 증권과 같은 형태로 주식시장에서 미술품에 투자할 수 있게 되는데요. 다만 30억원 이상의 미술품만 상장이 가능해 흥행 여부에 대한 시장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미술품을 기초자산으로 한 투자계약증권을 전자증권 형태로 거래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관련 규정을 신설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장내거래가 가능해질 전망인데요. 지난해 말 한국거래소는 조각투자업체가 장내에서 주식처럼 미술품을 유통할 경우 상장 요건을 30억원 이상으로 잠정 결정한 바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디지털사업부 관계자는 “미술품 조각투자는 이미 장외에서 10억원 내외에서 가능한데 상장해 거래할 때도 같은 기준이라면 장외와 차별성이 없을 것”이라며 “장내 상품은 더 많은 사람에게 매칭되는 데다 투자자 보호를 강화해야 해 어느 정도 이상의 규모를 요구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30억원 이상으로 설정한 이유는 너무 금액이 작을 경우 소수의 투자자가 불공정거래를 할 유인이 커질 수도 있는 데다 증권 수도 적고 유통성도 떨어지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거래소 관계자는 “장외에 이미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이 갖춰져 있다"며 "장외에서 하기에 사이즈가 크고 더 많은 투자자들이 투명하게 거래하기 위한 대체시장이 제도권 내에 형성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단일 작품으로 30억원을 맞추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미술품 경매회사들은 패키지 발행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요. 패키지 발행이란 여러 개의 기초자산을 묶어서 하나의 증권으로 발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마디로 미술품 1점이 아닌 여러점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서 발행이 가능한 셈입니다. 
 
미술품 경매회사 케이옥션(102370)의 자회사 투게더아트 관계자는 “신종증권 상장 계획을 갖고는 있다”며 “패키지 발행이 가능한 만큼 30억원 이상이라는 기준이 큰 이슈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옥션(063170)블루 관계자는 “앞으로 2, 3차 발행 등을 추진한 뒤 시장 반응을 보고 상장 관련 계획을 모색할 예정”이라며 “기준이 30억원 이상인 만큼 기존 7억~10억원대 작품보다는 매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는 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패키지 발행 등 관련 제도화 기준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인데요. 금융감독원 공시심사실 관계자는 “현재 서식상 패키지 발행이 가능하다”며 “동일작가로 묶든 다른 작가로 묶든 발행인이 판단할 사항이고 적정 여부에 대해 금감원에서 심사해 진행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직 제도 시행 초기라 심사는 해봐야 알겠지만 장치는 마련돼 있고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발표한다는 입장입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부동산을 제외하면 30억원대 이상 규모의 자산이 많이 없다보니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다만 조각투자 회사 입장에서 비싼 작품의 경우 인지도가 높을 수 있고, 수익면에서도 클 수 있는 만큼 마케팅을 통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요인은 있다”고 전했습니다.
 
왼쪽부터 미술품 조각투자 기초자산인 앤디워홀의 달러사인과 쿠사마 야요이의 호박(출처=서울옥션블루, 투게더아트)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윤영혜 기자
SNS 계정 : 메일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