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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업비트 천하'에 코빗 속내 복잡
빗썸 '수수료 무료' 종료…1위자리 다시 업비트에
입력 : 2024-02-06 오후 4:35:05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코인 거래소 빗썸이 수수료를 다시 받으면서, 무료 정책 후발주자 코빗의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1% 가까이 확보한 점유율 유지를 장담할 수 없는 데다, 유료 전환 직후 경쟁 업체가 무료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6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국내 5대 거래소 스팟(직전 24시간) 거래 비중은 오후 2시40분 기준으로 업비트 62%, 빗썸 34%, 코인원 2.37%, 코빗 0.93%, 고팍스 0.23% 순입니다. 전날 오후 6시20분 스팟 거래량이 빗썸 73%에 업비트 23%로 뒤집혔는데, 수수료 무료 혜택이 종료되자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겁니다.
 
아직은 수수료 무료 효과가 남은 분위기입니다. 빗썸이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작하기 전인 지난해 9월 업비트 평균 점유율은 87.2%였습니다. 당시 빗썸 평균 점유율은 10.8%에 불과했는데, 그에 비해 세 배 늘어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을 승인한 1월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시세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빗썸은 수수료를 받는 대신 업비트(0.05%)보다 낮은 0.04%를 내걸어, 이용자를 가두는 '락인' 효과를 노리고 있습니다. 이는 업계 평균 수수료 0.2%보다 80% 낮은 수준이기도 합니다.
 
빗썸이 수수료 무료에 이어 업비트보다 낮은 수수료 정책을 펴는 이유는 과거에 비해 점유율 격차가 너무 오래 벌어졌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양사는 2020년 상반기까지 시장을 양분했지만, 업비트가 그해 6월 케이뱅크와 실명 계좌를 제휴하며 점유율이 벌어졌습니다. 거래소 경쟁력은 수수료 외에 거래 은행의 영향도 있는데요. 빗썸은 NH농협은행을 쓰는 반면, 업비트는 오프라인보다 간편한 케이뱅크 경쟁력을 내세우며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인터넷 카페보다 편리한 거래 시스템을 먼저 도입한 점도 경쟁력 확보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빗썸은 메이커 주문을 통해 체결된 거래 금액에 대해 등급별 최대 0.01%를 가상자산으로 지급하는 '메이커 리워드' 혜택을 최대 0.06%까지 확대했습니다.멤버십 퍼플 등급부터 블랙 등급까지는 메이커 거래에 대해 리워드를 받을 수 있습니다.
 
메이커는 호가창에 매수·매도 잔량을 추가하는 주문입니다. 호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수 주문하거나, 높은 값에 매도 주문하는 식으로 호가창에 유동성을 풍부하게 만듭니다. 
 
빗썸은 거래 포인트와 메이커 리워드 혜택을 합치면, 사실상 수수료가 무료인 셈이라며 메이커 주문 고객의 잔류와 유입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수수료 무료 후발주자인 코빗은 일단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할 방침인데요. 유료 정책 전환 이후 대비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입니다. 코빗은 지난해 11월 희망퇴직으로 직원 20여명이 떠난 상황 속에서도 수수료 무료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연말 TV 광고도 이어갈 정도로 기대 효과가 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빗썸 따라 유료 전환'이란 선택을 하기엔 고민할 게 많습니다. 우선 빗썸이 수수료 유료 전환 직후에도 30%대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성공할지 확인·분석해야 합니다. 기존 0.1%에서 1% 안팎까지 끌어올린 자사 점유율을 유지할 방법도 찾아야 합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만일 코빗이 유료 전환한 이후 코인원 등 경쟁 거래소가 뒤늦게 전면 무료 정책을 시행하면 어떻게 되겠느냐"며 "비트코인 거래 수요가 높았을 때 코인원은 수수료를 계속 받으며 재원을 확보했으니, 업계에서도 코인원이 수수료 무료 행사를 시작할지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업비트 점유율의 절반인 빗썸이 거래 수수료를 더 낮게 받기 시작했는데, 후발 주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빗과 코인원은 "수수료와 관련해 정해진 건 없다"고 답했습니다.
 
고팍스는 비트코인 등 4개 코인 수수료 무료 방침을 당분간 이어갑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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