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자료부터 게임별 매출 실적을 밝히지 않기로 했습니다. 엔씨는 세계 추세를 따를 뿐이라고 했지만, 실적이 오를 땐 꾸준히 밝혀온 성과를 우하향 때 가렸다는 평가를 마주하게 됐습니다.
엔씨소프트는 8일 컨퍼런스콜에서 "게임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는데, 실적을 숨기는 건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가 아니다"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엔씨의 가파른 실적 하락을 의미합니다. 이날 엔씨는 2023년 4분기 매출 4377억원에 영업이익 39억원, 당기순이익 25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20%와 92% 떨어졌습니다.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131억원의 절반도 안 됩니다.
이에 홍원준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번에 변화를 꾀한 이유는 저희가 가만히 봤더니 전세계 회사에서 저희처럼 발표하는 데가 없다"며 "계속 IR을 통해 공개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저희 실적이 안 좋다 보면 어떤 행동이나 변화도 오해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IR팀을 통해 오픈하겠다. 오해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엔씨소프트는 앞으로 기업 설명회 자료는 물론 전자공시에도 게임별 매출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대신 컨퍼런스콜을 진행할 때 문의가 있을 경우 답하는 식으로 대응합니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2020년 1분기 실적 발표부터 2019년이 포함된 모바일 게임별 매출액을 공개해온 바 있습니다. 실적을 견인해온 모바일 게임별 매출액을 지난 4년 간 자발적으로 공개하다, 돌연 세계 기준에 맞추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한편 리니지 IP 활용 모바일 게임의 매출이 꺾이는 데 걸린 기간은 점차 짧아지는 추세입니다. 2017년 6월 출시된 '리니지M'은 공시된 매출 기준으로 2000억원대 매출이 연속 1000억원대로 전환되기까지 7개 분기, 2019년 11월 출시된 '리니지2M' 매출의 경우 고점을 찍고 1000억원 밑으로 내려가기까지 10개 분기가 걸렸습니다. 그에 반해 2021년 11월 출시된 '리니지W'는 정점을 찍고 1000억원대로 떨어지기까지 단 3개 분기가 걸렸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