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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페이
입력 : 2024-02-12 오후 12:13:47
연휴 동안 대학로에서 뮤지컬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동생의 중학교 친구가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보니 초대권을 받았거든요. 공짜 초대권을 받은 게 미안해 인근에서 쿠키를 사가지고 갔지요. 
 
대학로에는 골목마다 조그만 소극장이 많습니다. 제가 간 곳은 100석이 조금 넘는 공연장이었는데요. 제가 앉은 좌석 왼쪽에도 동생 친구가 와 있었습니다. 20년 전 중학생이던 동생 친구들이 30대 후반이 돼 있더라고요. 무대에 오른 동생의 친구도 학창 시절부터 뮤지컬 배우로서의 꿈을 키웠으니 20여년 동안 청춘을 바쳐 무대에 오르고 있다고 보면 되는 셈입니다. 
 
화려한 커튼콜 뒤 뮤지컬 배우의 삶은 어떨까. 동생에게 물어봤습니다. "열정 페이로 사는 거지." 오전에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저녁에는 공연을 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스타가 되는 길이 얼마나 멀고도 험한 지는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괜히 가슴 한 켠이 뭉클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큰 돈을 벌며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에서 이동건 씨가 가수가 되겠다고 하자 아버지가 극렬하게 반대했다는 내용이 전파를 탔습니다. 성장 과정에서 아버지의 반대가 상처였다고 해요. 두 부자가 여행을 떠나 대화를 나누는데 이동건 씨의 아버지는 이렇게 답하더군요. "스타가 되는 길은 판사가 되는 것보다 훨씬 어려워." 
 
어느 분야, 어느 직업이든 부익부 빈익빈은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뮤지컬 배우의 경우 톱 배우들은 회당 출연료가 수천만원에서 억대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0 한국의 직업 정보'에서 연극 및 뮤지컬 배우는 평균 연봉 1474만 원으로 연봉이 가장 낮은 직업 1위에 올랐습니다. 연극 및 뮤지컬 배우 하위 25%의 연봉은 1000만원입니다. 평균이니까 이보다 더 적게 버는 배우도 있겠지요. 4년전 통계니까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조금 오르긴 했겠지만, 해당 직업군은 여전히 배고픈 직업일 겁니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가 뮤지컬 업계와 간담회를 가졌는데요. 뮤지컬 업계가 최근 2년 연속 연 매출 4000억원 이상을 달성하며 공연시장 70% 이상을 차지해 이전보다는 활성화됐지만 거품과 과잉이 많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정부는 미국, 유럽 등 해외 진출 유통 기반을 조성하는 등 지원 확대 방안을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꿈을 좇는 국내 유망한 뮤지컬 인력들을 위한 지원도 병행되길 기대해 봅니다. 
 
뮤지컬 섬데이의 한 장면.(사진=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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