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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버스의 용도
입력 : 2024-02-13 오후 7:09:46
'기초자산의 움직임을 정반대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금융투자 상품'. '인버스'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흔히 증시 하락이 예상될 때, 상승랠리가 끝나가는 조짐이 보일 때 '하락장에 베팅한다'고 하죠. 그 때 투자하는 상품이 인버스 상품인데요.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의 종류가 있습니다. 'KODEX 인버스'나 'KODEX 200선물인버스2X' 같은 상품이 있습니다. 
 
국내 ETF 시장에서는 거래량 상위권이 대부분 인버스 ETF일 만큼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인버스가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 낙폭의 1배를 수익으로 얻는다면 '곱버스(곱하기+인버스)'는 인버스의 2배, 즉 인버스 가격변동폭의 두 배로 움직이는 상품입니다. 손실도 두 배, 수익도 두 배인 셈입니다. 증시가 하락 국면에 진입할 때 투자자들은 인버스 상품에 베팅해 수익을 기대하죠. 곱버스는 그만큼 더 큰 수익을 기대하는 것이고요. 
 
"인버스 ETF에 왜 투자한다고 생각하세요? 인버스의 목적은 '헷지(Hedge)'입니다. 너무나도 명확해요."
 
그런데 혹시 인버스의 목적에 대해 생각해 보셨나요? 최근 자산운용사 ETF 전문가와 인터뷰를 하던 중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당연히 약세장이 지속되거나 하락이 예측될 때 그 방향으로 수익을 내고자 하는 투자자들이....'라고 생각하던 저에게 돌아온 답변은 새롭지만 새롭지 않았습니다(?). 인버스 상품의 원래 목적은 헷지, 즉 위험회피라는 것이죠. 헷지는 금전 손실을 막기 위한 대비책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인버스는 투자자들의 방향성 매매도 있겠지만 정확한 목적은 헷지이고, 전체 포트폴리오의 10~30% 정도의 포지션을 헷지한다는 것입니다. 장기 성장성이 있더라도 갑자기 발생할 수 있는 단기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 전체 주식자산의 일부를 인버스 상품으로 투자하는 것이죠.
 
아마 투자하는 분들은 이 논리를 모르지 않을테지만, 이 당연한 설명이 새롭게 들린 이유는 지금 인버스, 곱버스가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한 단기 투자 목적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물론 인버스, 곱버스 모두 수익을 낼 수 있게 설계된 만든 상품이지만 용도는 위험을 회피할 때 쓰인다는 아주 명확한 의도가 있었던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이슈가 됐던 '2차전지 인버스 ETF'를 떠올려보면, 2차전지 테마가 국내 증시를 들었다놨다 했지만 굳이 꼭 2차전지 인버스 상품으로 헷지할 필요는 없었던 것입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 헷지를 할 수 있는 인버스 상품을 담는 것에 의미가 있지, 꼭 특정 테마나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인버스를 해야할 필요는 없는 것이죠.
 
인터뷰를 진행했던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부 담당은 "인버스 ETF는 단순히 방향성 매매가 아니라 장기 투자를 하면서 단기 위험을 제거하는 목적이 우선"이라며 "국내 증시가 더 건전해지고 장기 투자 문화로 가기 위해서는 '인버스'에 대한 관점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심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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