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넷플릭스 장악력이 여전하지만,
CJ ENM(035760) 티빙과 쿠팡플레이도 주력 콘텐츠를 내세우며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달 티빙과 쿠팡플레이는 월간이용자수(MAU)와 신규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증가 부문에서 넷플릭스를 앞서기도 했는데요. MAU 증가율 측면에서는 티빙이, 신규 애플리케이션 설치 측면에서는 쿠팡플레이가 선두에 서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모양새입니다.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1월 OTT 앱 점유율 수치를 보면 여전히 넷플릭스의 위치는 견고합니다. 1월에 넷플릭스는 안드로이드와 iOS 앱 이용자 기준 사용시간 점유율 54.3%, 사용자 점유율 39%를 기록했습니다. 쿠팡플레이는 사용시간 점유율 12.5%, 사용자 점유율 25.4%로 나타났고, 티빙은 사용시간 점유율 20%, 사용자 점유율 17.4%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앱 신규설치나 MAU 부문에서는 국내 사업자들의 유의미한 변화도 관찰되는데요. 1월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쿠팡플레이는 신규설치 건수 97만건을 기록하며 1위를 기록했습니다. 티빙은 50만건으로 OTT 가운데 2번째로 수치가 높았습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각각 34만건, 23만건을 기록한 것 대비 높은 수준입니다.
MAU 부문에서도 선전했습니다. 1월 티빙 MAU는 656만3522명으로 전달 대비 12.6% 증가했고, 쿠팡플레이는 778만5131명으로 7.7% 늘어났습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 MAU는 1281만9483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전월 대비로는 1.8% 감소했습니다.
콘텐츠 선택에 따라 넷플릭스 외 OTT를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티빙과 쿠팡플레이로 이용자들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1인당 OTT 앱을 중복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OTT 앱 이용자의 1인당 평균 사용 개수 변화 통계를 보면 2019년 1월 1.3개에서 지난달 2.3개로 증가했습니다. OTT 앱 사용자 1인당 2개 이상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인데, 이 가운데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앱 사용자 50% 이상은 넷플릭스를 같이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러한 수요 공략을 위해 티빙과 쿠팡플레이는 주력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고, 넷플릭스와 차별화되는 스포츠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해 11월 '소년시대'를 선보였는데, 1월의 유의미한 수치 성장도 이 콘텐츠의 입소문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쿠팡플레이에 따르면 소년시대는 첫 공개 이후 5주 연속 앱 내 인기작 1위, 30만건의 리뷰 수, 4.5점의 평점 등을 기록했습니다. 다음달에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프레젠팅 파트너로서 총 6경기를 국내에 선보입니다. 티빙은 '환승연애3', '크라임씬 리턴즈'를 비롯해 웹툰·웹소설 원작의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도 독점으로 제공 중입니다. 2024~2026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야구도 주력 콘텐츠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KBO 리그에 맞춰 3월4일부터는 월 5500원의 광고요금제도 도입합니다.
OTT업계 관계자는 "OTT 이용자들이 늘어나면서 넷플릭스 외 OTT 사업자들의 성장도 나타나고 있다"며 "가입을 해지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구독료를 지급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사업자가 OTT 생태계를 리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