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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팬덤②)탈YG 아티스트에 잠식된 YG
팀 계약만 잡은 ‘블랙핑크’, 존재감 여전
입력 : 2024-02-19 오후 2:14:30
 
 
[뉴스토마토 김재범·신상민 기자] 작년 11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K팝 위기론’을 거론했습니다. K팝 신드롬 중심에 있는 하이브, 하이브를 이끄는 방 의장 발언은 예상치 못한 내용이었는데요. 강력한 헤비 팬덤은 확정성의 한계가 있기에 긴 호흡으로 소비를 확장시킬 라이트 팬덤이 보다 두터워져야 한다는 메시지였습니다. K팝 생명력 확장을 위해 ‘굵고 짧게’ 보다 ‘넓고 가늘고 길게’. K팝 시장을 이끄는 주요 동력에 대한 딜레마를 짚은 내용이었습니다. 라이트팬덤의 현 주소 <뉴스토마토>가 짚어봤습니다. 편집자주
 
국내 4대 엔터사 중 라이트 팬덤층이 가장 약한 것으로 보여지는 곳은 JYP Ent.(035900)입니다. 하지만 JYP엔터는 아티스트의 해외 활동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경쟁 4대 엔터사와 같은 기준에 둘 수 없다는 것이죠. 나머지 국내 3대 엔터사를 비교해봤을 땐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라이트 팬덤층이 가장 미약해 보입니다. 헤비 팬덤 의존도가 높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단 뜻인데 문제는 헤비 팬덤 근원이 되는 소속 아티스트의 행보마저도 위태로워 보인다는 점입니다.    
 
자료=뉴스토마토
 
여전히 블랙핑크 의존도 높은 YG
 
19일 <뉴스토마토> 자체 조사에 따르면 YG엔터 2023년 2월부터 2024년 1월까지 멜론 월별 TOP100 차트 진입곡은 평균 3.8곡입니다. 4대 기획사 하이브(352820)(20.2곡), 에스엠(041510)(5.4곡), JYP Ent.(0.8곡) 중 3번째에 해당합니다. 조사 기간 멜론 월별 TOP100에 이름을 올린 YG엔터 소속 아티스트는 블랙핑크, 악동뮤지션(악뮤), 빅뱅 뿐 입니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6개월(2월~7월) 동안 'Shut Down'(2022년9월), 'Pink venom'(2022년9월)을 TOP100에 올렸습니다. 지난해 8월 TOP100에서 'Pink venom'이 빠지긴 했지만 여전히 'Shut Down'이 대중에게 소비됐습니다. 블랙핑크 멤버들의 솔로곡도 꾸준히 대중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지수의 '꽃'은 9개월, 제니의 'You & Me'는 4개월 동안 TOP100에 올랐습니다. 
 
제니, 지수의 솔로곡을 포함할 경우 블랙핑크의 멜론 월별 TOP100 평균 차트 진입 곡 숫자는 2.2곡으로 YG엔터 아티스트 중 가장 높습니다. 블랙핑크 뒤를 이어 악뮤(1.3곡), 빅뱅(0.3곡) 순입니다. 악뮤는 지난해 8월 신곡 발표 이후 'Love Lee'(2023년8월) '후라이의 꿈'(2023년8월)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2019년9월) 세 곡이 대중에게 소비됐습니다. 빅뱅의 '봄여름가을겨울'(2022년4월)도 3개월 가량 TOP100에 이름을 올리며 대중에게 선택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멜론 차트 TOP100에 이름을 올린 아티스트들이 ‘탈 YG’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입니다. 블랙핑크는 팀 계약이라는 껍데기만 남겨둔 채 사실상 YG엔터와 무관한 솔로 활동에 매진하고 있고, 빅뱅은 이미 해체된 그룹이며, 악뮤는 YG엔터 소속이긴 하지만 모든 곡을 직접 프로듀싱하며 악뮤만의 독자적인 음악 영역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YG이면서 ‘탈 YG’인 아티스트의 곡만이 라이트 팬덤의 선택을 받고 있다는 건 고민해야 할 지점으로 보입니다. 
 
(좌)트레저 (우)베이비몬스터. 사진=YG엔터테인먼트
 
트레저 해외 활동만 집중
 
YG엔터 소속 아티스트가 블랙핑크와 악뮤만 있는 건 아닌데 TOP10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건 세대 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한데요.  
 
위너는 현재 일부 멤버가 군 복무를 하고 있어 군백기 상태입니다. 위너의 군백기 공백을 메워줄 트레저가 지난해 7월 'REBOOT'를 발매했지만 멜론 월별 TOP100에 들지 못했습니다. 베이비몬스터가 오는 4월 미니 앨범 1집으로 돌아올 예정이지만 그동안 아현이 건강상의 이유로 잠정 활동 중단을 선언했던 터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소속 아티스트들의 군백기와 계약 종료로 인한 공백을 메워줄 트레저가 해외 활동에만 집중하다 보니 오히려 국내 인지도가 떨어져 발생한 일 같다”며 “국내에서 대중성을 갖고 인지도를 확장하지 않으면 추후 코어 팬덤 확장에까지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활동 중인 아티스트는 멜론 차트 YOP100에 진입하지 못하고 이미 소속사를 떠난 ‘과거’들만이 존재하는 대중성을 차지하는 YG엔터. 아티스트의 세대교체와 라이트 팬덤의 확장 없이는 YG엔터의 미래도 장담하기 어려울 듯 합니다.
 
김재범·신상민 기자 kjb517@etomato.com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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