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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W 주가 급락에 자금조달 실패…신사업도 무산
전환가 절반 주가에 CB 발행 철회…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입력 : 2024-02-2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걸그룹 마마무 소속사인 알비더블유(361570)가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철회했습니다. 주가가 계속 떨어지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던 홍콩 최대 재벌 주대복 그룹이 투자를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알비더블유는 불성시공시법인으로 지정돼 공시위반제재금 1200만원까지 부과됐습니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알비더블유는 최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 12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됐습니다. 불성실공시의 원인은 CB 발행 철회입니다. 알비더블유는 지난해 7월21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1회차 CB 150억원 발행을 결정한 바 있습니다.
 
CB 발행 대상은 ‘펙투스-에스티 신기술조합 제2호’로 펙투스프라이빗에쿼티와 에스티캐피탈 컨소시엄이 공동 조성한 투자조합입니다. 조합에는 홍콩 최대 재벌 중 하나인 ‘주대복(CHOW TAI FOOK)그룹’ 오너일가 등을 비롯한 전략적투자자(SI)들이 참여했습니다.
 
당시 알비더블유는 SI들과 해외 진출 파트너로서도 협업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당시 보도자료 등을 통해 ‘파트너들과 함께 글로벌 아이돌 제작과 제작대행에 관한 공동사업을 추진’ 계획을 홍보했습니다. 알비더블유가 보유한 7800여개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해 해외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소속 아티스트들의 해외 진출에도 힘을 합치기로 했습니다. 
 
알비더블유의 투자유치 및 신사업 추진 소식에 주가도 반응했습니다. 작년 7월 53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CB 발행 공시를 앞두고 6980원까지 상승했습니다. 그때는 알비더블유와 SI 사이 파트너십에 대한 뜻이 맞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CB의 주당 전환가액은 7238원으로 당시 주가보다 높았습니다. 시장에선 SI가 알비더블유의 신사업과 주가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봤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다만 CB 발행 결정 이후 알비더블유의 주가 하락이 시작되자 투자조합 내 연결고리도 약해졌습니다. 주가는 CB 납입일(8월31일)을 앞두고 4130원까지 하락하는 등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한도인 5067원을 밑돌았습니다. 알비더블유는 납입일을 12월29일까지 연기했지만 주가는 리픽싱 한도를 회복하지 못했고 결국 납입일 하루 전인 12월28일 CB 발행을 철회했습니다. 
 
알비더블유 관계자는 “해외 진출 등을 위해 전환사채 결정을 했으나 지속적으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전환가액과 갭이 크게 발생했다”면서 “투자자와 협의과정에서 조건 등이 맞지 않아 철회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이돌그룹 마마무(사진), 원어스, 퍼플키스, 원위 등이 속해 있는 연예기획사 알비더블유가 지난 20일 불성시공시법인으로 지정돼 공시위반제재금 1200만원을 부과받았다.(사진=뉴시스)
 
지난해 말 알비더블유의 주가는 3800원 선에서 거래됐는데요. 당시 전환가액의 절반 수준입니다. CB 투자보단 장내에서 알비더블유 주식을 직접 사들이는 편이 훨씬 유리해 그만큼 CB의 투자 메리트도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CB 발행이 철회되면서 알비더블유 신사업도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앞선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돌을 키우겠다는 프로젝트는 사채 발행 취소로 무산됐지만 향후 계획은 좀 더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CB 발행과 신사업 추진 발표는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는 점입니다. 주가가 떨어졌다고 회사가 자의적으로 CB 발행을 철회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식 투자자들에게 돌아갑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CB 시장 건전성 제고 방안에는 CB 공시를 자의적으로 철회하는 것에 관한 개선안이 없다”며 “거래소 규정 불성실공시 제도로 패널티를 주는 것이 전부인데 공시이행의무를 지금보다 강화해 소액주주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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