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점포가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증권사 지점 수는 754개로 1년 전보다 15% 감소했습니다. 국내 증권사 지점은 2019년 1026개 이후 해마다 줄고 있는데요. 4~6% 정도 줄어들던 속도가 지난해 더 빨라졌습니다.
증권업계가 점포를 줄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비대면 거래를 하는 고객이 늘고 있고, 업계 전반에 디지털·모바일 전환이 확산되는 만큼 계속해서 지점을 운영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실제로 증권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 중 점포를 직접 방문한 경험이 없는 사람도 다수입니다. 효율성을 따져봐도 점포 수를 줄이는 것이 당연해 보입니다.
증권사들은 서너개의 영업점을 통합해 운영하거나, 기존 점포의 매장 성격을 바꿔 특화 지점으로 운영합니다. 소형 점포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입니다. 또 반대로 강남권처럼 고액자산가들이 몰리는 곳에는 대형 특화 점포를 열기도 합니다. 어찌 됐든 지점 축소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의 지점 통합 운영 공지. (사진=미래에셋증권 홈페이지 갈무리)
증권사 직원들도 소형 점포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보다 특화 지점이나 대형 지점에서 많은 고객을 만나는 것이 좋다는 얘기를 합니다. 고객이 찾지 않는다면 굳이 점포에 앉아있을 이유가 없겠죠.
매우 당연하고 효율적인 전략임에도 이면은 있습니다. 증권사의 모바일,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고령층의 경우는 여전히 지점이 필요합니다. 가까운 곳에 점포가 있다면 문제없지만 멀리 이동해야 한다면 발길이 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모바일, 온라인 서비스에서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수도권에서도 통폐합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지방의 경우는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고객 피해 예방 차원에서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증권사 직원이 고객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았다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데요. 평소 관리해왔던 고객의 성향을 아는 직원이 한 번 더 의심하고, 고민하면서 고객 피해를 막는 것입니다. 회사 운영 측면에서는 불가피한 체질 개선이겠지만 소외되고 있는 고객에 대한 전략도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