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재계 총수 중 유일하게 프로야구단 2곳의 구단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일본 지바 롯데마린스의 구단주이고, 한국 부산 롯데자이언츠의 구단주이기도 합니다.
같은 구단주 아래 운영되고 있는 부산 롯데와 지바 롯데는 '형제 구단'으로 불립니다. 두 구단은 1990년대 중반까지 같은 유니폼을 입기도 했습니다. 부산 롯데가 2000년대 초반 사용한 엠블럼은 마린스와 같았습니다.
지난해 8월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1회말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지바 롯데에는 일본 리그 최고의 괴물 투수가 있습니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도 구애 공세를 시작했습니다. 지바 롯데의 사사키 로키가 그 주인공인입니다. 일본프로야구 최연소(20세 5개월) 퍼펙트게임을 달성한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부터 두 구단의 교류가 재개됐습니다. 부산 롯데는 지난해 오키나와현 이시가키지마에서 지바 롯데 2군과 합동 훈련을 했고 연습경기를 치른 바 있습니다. 교류를 통해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신 회장 의지로 7년간 멈췄던 '두 롯데'의 합동훈련이 시작된 겁니다.
특히 올해에는 두 구단의 1군이 함께 합동 훈련을 진행합니다. 무려 17년 만입니다. 오는 24일과 25일, 두 번의 정식 교류전도 갖는데 둘째 날 경기에서는 박세웅과 사사키가 흥미로운 선발 맞대결을 펼칩니다. 두 구단은 훈련 말고도 활발하고 지속적인 인적, 물적 교류로 아시아 야구의 기준을 만들어가겠다는 구상입니다.
다만 두 구단의 본격적인 교류가 왜 이제 시작됐는지 아쉬움도 있습니다. 일찌감치 두 구단은 활발한 인적, 물적 교류로 함께 돌파구를 마련할 수도 있었습니다. 당장 순환 코치제도, 선수 육성 시스템 공유 등 활용할 요소가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일본이 여전히 한국보다 한 수 위의 실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두 구단의 시스템 교류로 ‘아시아인에 가장 적합한 육성 프로세스’를 발굴해낼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롯데가 변신을 위한 마지막 훈련에 돌입한 가운데 이번 지바 롯데와의 합동 훈련이 어느 정도 시너지를 발휘할지 주목됩니다. 롯데에만 있는 '형제구단 찬스'가 이외로 놀라운 효과를 낼지도 모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