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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반같이 둥근 달"
입력 : 2024-02-27 오전 8:03:27
정월대보름인 24일 경기 김포시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서 열린 달빛 라이트쇼 행사를 찾은 시민들이 보름달 조형물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의 세시풍속에서 보름달은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한 해 첫 보름이자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 역시 그렇습니다. 5대 명절 중 하나인 정월대보름이 오면 한 해의 풍년과 번영을 빌고 액운을 쫓아버리는 여러 풍습을 벌이죠.
 
지난주 전국 각지에서는 행사가 한창이었습니다. 눈과 비가 그치지 않았지만, 점등식,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풍등 날리기 등 행사로 인파가 북적거렸습니다. 오행의 기운이 섞였다는 오곡밥과 나물 반찬, 부럼을 찾는 손길이 끊이지 않았죠.
 
정월대보름 당일이었던 24일 밤 9시 30분 가장 둥근 달이 떴고 25일 0시 56분 가장 높게 달이 떴습니다. 선명하고 아름다운 보름달이 한반도를 비추는 그 순간 많은 이들이 각자 다르지만 간절한 마음만은 꼭 같은 소원을 빌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을 흥얼거렸을 수도 있고요.
 
탐스럽게 뜬 달에 비해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천정부지로 솟고 있는 물가만 봐도 그렇습니다. 지난 1월 버스와 병원비 등 공공요금은 27개월 만에 가장 높게 올랐습니다. 수치만 봐도 '월급 빼고 다 오른다'라는 말이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닌 듯합니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습니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소비와 투자는 둔화할 것이라는 암울한 예측도 덧붙였죠. 부동산 경기 하락,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정학적 위험 상존과 같이 지난해부터 드리웠던 먹구름은 여전합니다. 다만 수출은 반도체 위주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희망도 엿보입니다.
 
정월대보름을 넘기고 오는 10월 17일 가장 큰 보름달이 뜹니다. 여덟 달이 지나고 달이 꽉 찰 동안 한국 사회에서는 어떤 일이 펼쳐질까요? 어떤 방식이든 많은 이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길, 만약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어떻게든 행복한 일이 생겨나길 달님에게 빌고 싶습니다. 
 
 
백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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