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하이브(352820)가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기업 최초로 연매출 2조 시대를 열었습니다. 확고히 자리잡은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기반으로 음반원, 공연 부문에서 성장세를 이뤘습니다.
하이브는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액 2조1781억원, 영업이익 295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6일 밝혔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2.6%, 영업이익은 24.9% 신장한 수치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입니다. 지난 3개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매출액 31.7%, 영업이익 24.7%였습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8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5% 증가했습니다. 매출액은 60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 늘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53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활약과 K-팝 아티스트 앨범 판매 신기록을 수립한 세븐틴이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2년차로는 역대급 성적을 보인 뉴진스와 본격 월드투어에 나선 르세라핌 등도 성장에 가속도를 붙였습니다.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들은 2023년 전년 대비 2배 늘어난 4360만장(써클차트 기준)의 앨범을 판매했습니다. 하이브 아티스트들의 써클차트 점유율(차트 진입 앨범 기준)은 38%에 달했습니다.
아티스트별로 살펴보면 세븐틴이 누적 1600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하며 자신들이 세운 K-팝 앨범 판매량 신기록을 재차 경신했습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솔로 앨범도 국내외에서 870만장 판매돼 굳건한 글로벌 영향력을 입증했습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650만장)와 뉴진스(426만장), 엔하이픈(388만장) 등의 앨범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스트리밍 실적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Seven’과 ‘3D’, ‘Standing Next to You’로 빌보드 핫 100을 장식한 정국 △국내 연간 스트리밍 차트 1위·2위를 동시에 차지하고, 빌보드 핫 100에도 5곡을 차트인한 뉴진스 △‘Perfect Night’로 지난 연말 빌보드 역주행의 기염을 토한 르세라핌 등의 성과가 돋보였습니다. 북미에서는 하이브 아메리카의 컨트리 뮤직 전문 레이블 빅 머신 레이블 그룹(BMLG)과 힙합 전문 레이블 QC뮤직 소속 아티스트들이 견조한 스트리밍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하이브의 음원 매출액은 약 300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80% 가량 성장했습니다.
음반 판매와 음원 스트리밍 실적의 쌍끌이 효과로 하이브의 지난해 음반·음원 매출액은 1조원에 육박하는 97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음원 스트리밍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음원 스트리밍 실적에 대한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의 주목도가 커짐에 따라 매출 분류상의 ‘앨범’ 부문 명칭을 음원 스트리밍까지 망라하는 ‘음반원’으로 변경키로 했습니다.
포스트 팬데믹 효과에 힘입어 공연 부문 매출도 전년 2582억원에서 지난해 3591억원으로 약 40% 증가했습니다. 공연 진행 아티스트 수가 전년 4팀에서 7팀으로, 전체 공연 진행 횟수는 78회에서 125회로 각각 늘어난 결과입니다. 전회차 매진을 기록한 방탄소년단 슈가 투어와 세븐틴 ‘Follow’ 투어, 투모로우바이투게더와 엔하이픈의 첫 북미 스타디움·일본 돔 투어, 르세라핌 첫 월드투어 등의 성과가 공연 부문 실적에 반영됐습니다.
글로벌 슈퍼팬 플랫폼 위버스의 월평균이용자수(MAU)는 국내외 아티스트의 지속적인 합류로 1000만명 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위버스에 개설된 아티스트 커뮤니티 수는 122개로 전년 동기 71개와 비교해 72% 증가했습니다. 입점 아티스트들이 진행한 위버스 라이브 횟수도 전년 900회에서 1400회 이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수 증가와 위버스 라이브 활성화의 영향으로 사용자 체류 시간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이브는 올해에도 다수의 아티스트를 데뷔시켜 더욱 풍성한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방침입니다. 지난 1월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의 투어스 데뷔를 시작으로 빌리프랩의 아일릿, 하이브x게펜 레코드의 캣츠아이가 순차 데뷔합니다. 기존 하이브 아티스트들 또한 2분기부터 활발한 앨범 활동에 나설 계획입니다.
하이브는 이날 실적발표와 함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현금배당 계획도 공개했습니다. 배당 규모는 주당 700원, 총 292억원입니다. 올해 주주 환원 정책에 자사주 매입 계획은 아직 없다고 회사 측은 전했습니다.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이경준 CFO는 코어팬덤에서 라이트 팬덤으로의 확장과 관련해 "코어를 유지하면서 라이트 팬덤을 확장하는 전략"이라며 "기존 코어 팬덤의 앨범 소비를 콘서트, 다른 직간접 경험 제공을 통해 라이트 팬덤도 쉽게 음악에 접근하는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확장된 형태의 위버스 서비스도 올해 내 런칭할 계획입니다.
4분기 당기순이익이 적자 전환인 이유에 대해서는 "SM 주가 하락에 의한 손실, 미국 자회사들의 일부 감액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2021년 하이브 아메리카를 통해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등의 소속사인 이타카 홀딩스의 지분 100%를 약 1조원에 인수했는데요. 아리아나 그란데의 활동이 미뤄지면서 일부 감액으로 인식됐다는 겁니다. 다만 하이브 아메리카의 매니지먼트 부문 법인 스쿠터 브라운 프로젝트는 지난해 오즈나, 칼리 등과 신규 계약을 체결한 데다 올해에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정규앨범 발매로 본격적인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