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전국에서 가장 긴 아파트 이름은 무엇일까요. 바로 25자에 달하는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빛가람대방엘리움로얄카운티1차'입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가람마을10단지동양엔파트월드메르디앙', 경기도 화성시 '동탄시범다은마을월드메르디앙반도유보라'가 각각 19자로 가장 깁니다. 시어머니가 헷갈려서 못찾아온다는 우스갯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겠지요.
1980년대에는 3글자 2000년대 초반엔 6글자에 불과했는데 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건설사가 외래어를 내세운 브랜드를 출시하면서부터인데요. 동네 이름과 건설사명을 합쳐 이름을 지었던 것에서 벗어나 ‘센트럴’, ‘팰리스’, ‘퍼스트’, ‘엘리움’ 등이 붙었죠.
여기에 단지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단어가 추가됐습니다. 근처에 공원이나 숲이 있으면 파크나 포레가 추가됐고 강이나 호수가 있으면 레이크가 들어갔죠. 단어 둘 이상을 합친 레이크파크나 센트럴파크, 퍼스트테라스 등도 나왔는데요.
여러 건설사가 함께 시공하는 '컨소시엄 아파트'도 대거 등장하면서 이름이 더 길어졌습니다. 만약 세개 건설사가 함께 지었다면 위례신도시의 '위례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처럼 되는 것이지요. 아예 왕십리뉴타운 센트라나 텐즈힐, 송파 헬리오시티처럼 다른 이름을 짓는 경우도 있지만요.
보다 못해 서울시가 나섰는데요. 서울시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해치고 생활에 불편까지 주는 길고 생소한 외래어 일색에서 아름다운 한글과 고유한 지명을 담은 쉽고 편한 이름이 자리 잡도록 돕는 ‘아파트 이름 길라잡이’ 책자를 발간했습니다.
이번에 발간한 ‘새로 쓰는 공동주택 이름 길라잡이-아름답고 부르기 쉬운 이름, 가까워지는 공동주택 아파트’는 △어려운 외국어 사용 자제하기 △고유지명 활용하기 △애칭(펫네임)사용 자제하기 △적정 글자 수 지키기 △주민이 원하는 이름을 위한 제정 절차 이행하기 등 5가지 가이드를 제시합니다.
심플 이즈 더 베스트(Simple is the best). 때론 단순한 게 최고의 수가 될 수 있다는 이 말의 적용이 건설업계에도 적용될 때인 것 같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