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에서 조만간 펫보험(반려동물보험)이 추가되는데요. 펫보험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떨어지는 데다 플랫폼 수수료 문제가 반복될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회의적인 목소리가 들립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보험·핀테크 회사들은 올해 2분기 출시를 목표로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관련 입점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펫보험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11곳입니다.
'빅5' 보험사들과 중소보험사들은 펫보험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데요.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반려동물은 800만 마리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러나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펫보험 가입 건수는 7만 여건으로 가입률은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다만 펫보험은 의무가입 대상인 자동차보험과 달리 진료비 정보·진료 항목 표준화, 생체인증 동물등록률 증가 등 산적한 과제가 많습니다. 금융당국은 보험 플랫폼을 통해 당장 펫보험 흥행 보다는 새로운 디지털 제도에 대한 인지도를 올리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일단 펫보험을 입점하고 인지도를 높인 뒤에 미비점이 있으면 보완한다는 겁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처음에 보험 플랫폼이 출시됐을 때 자동차 보험에 참여하는 보험사들은 수수료 문제가 제시됐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모든 정보가 올라와서 비교가 돼야 한다"며 "가령 일부 상품만 올라오거나 비교 제한적인 부분은 더 보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상품을 확대해 나가는 과정에서 기존 제도와 차이가 크거나 피해가 있다면 검사를 하고, 플랫폼 업자와 보험사들 간 내부통제가 잘 되고 있는지 등을 갖춰나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보험사들 역시 흥행보다는 도전에 의미를 두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펫보험은 반려동물 등록제와 비문·홍채 등 개체 식별, 진료비 공시나 정보에 대한 표준화 등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펫보험은 자동차보험과 달리 보장항목과 특약 등이 제각각인 만큼 보험사별 상품을 소비자가 비교해 가입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온라인 비교 플랫폼을 통해 당장 펫보험의 흥행을 이끌어내기보다는, 상품의 다양성으로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먼저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으로 대형 보험사가 수수료 문제로 비판받았지만 자동차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서 신시장이 아니라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며 "다만 펫보험 이후 여행자보험, 골프 홀인원 보험 등 다양한 수요에 맞춘 보험이 플랫폼에 출시된다면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자체적으로 펫보험을 출시했지만 반려동물 등록제나 사람을 물었을 때 배상 책임 등 제도적으로 해결돼야 할 과제가 많기 공격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는 아니다"라며 "펫보험은 실손보험을 벤치마킹했지만 담보가 그것만큼 세분화돼 있지 않는데, 앞으로 플랫폼을 통해서도 담보를 세분화해서 끼워 팔 수 있는 상품이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눈이 내리는 1월 17일 오후 서울 성북구 주택가에서 강아지가 산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