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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틀막' 심의를 심의한다"
입력 : 2024-03-05 오후 5:22:40
최근 SNS상에 퍼지고 있는 화제의 챌린지가 있습니다. 바로 입틀막챌린지인데요. 국회의원과 카이스트 졸업생 등이 연이어 대통령 경호처 인원에게 입을 틀어막힌 채 쫓겨나는 일이 발생하자 이를 비판하고 풍자하는 국민들의 메시지가 자발적으로 올라오는 것입니다.
 
특히 지난 2일 쿠팡플레이 ‘SNL코리아시즌5 1화에서 등장한 입틀막패러디는 단연 압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방송 직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휩쓸며 큰 호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되레 방송 제작 관계자들의 안위도 걱정을 할 정도였습니다.
 
(사진=SNL 코리아 영상 캡처)
 
이러한 입틀막이슈는 최근 언론계로도 옮겨붙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에 전례 없는 고강도 제재를 연달아 결정했기 때문인데요. 언론계 노동자는 이러한 입틀막심의 거부를 선언하며 입틀막 심의를 심의한다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하기로 합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4“22대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지금, 선방심위의 입틀막심의가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다라며 대통령 경호처가 수시로 자행했던 입틀막을 이어받기라도 하듯 심의를 진행 중이다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선방심위는 매주 회의를 열고 심의에 돌입한 상태인데요. 2019년 구성된 21대 총선 선방심위와 지금의 선방심의 의결 현황만 보면 활약이 도드라집니다. 언론노조에 따르면 21대 총선 선방심위는 2월 말까지 40건의 안건을 심의하고 법정제재 1, 행정지도 22건을 의결했는데요. 22대 총선 선방심위는 같은 기간 동안 54건의 안건을 심의하고 법정제재는 9, 행정지도는 36건을 결정했습니다.
 
특히 선방심위의 제재는 특정 방송사에 집중됩니다. 법정제재와 행정지도 건수 중 3분의2MBC, YTN, CBS를 향했습니다. 더욱이 김건희 특검법이 언급된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는 대통령 부인에게 여사도 안 붙이고, ‘도 안 붙였다는 이유로 행정지도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정권 혹은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사에 재갈을 물리려는, 입틀막하겠다는 의심만 짙어지는 대목입니다.
 
이 같은 상황은 비단 선방심위에 국한한 것이 아닙니다. 방심위 방송소위의 심의 현황도 비슷한데요. 야권 추천 윤성옥 방심위원이 류희림 위원장의 비민주적 심의위원회 운영에 항의하며 심의 중단을 한 기간 동안 총 40건의 방송소위 안건 중 27(67.5%)가 보도 프로그램으로 심의 됐습니다. 특히 정부 비판 내용을 집중 제재했고, MBC 징계만 10건에 달합니다. 특정 언론 죽이기 의혹이 짙어지고 있는 배경이죠.
 
과거 정권에서도 언론 장악을 시도했던 사례는 여럿 있었습니다. 이에 굴복해 언론이 땡전뉴스로 전락하던 때도 있었죠. 하지만 언론 장악 정권의 결과는 역사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국민과 언론의 입을 틀어막을 수는 있을지언정 그 의지는 꺾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또다시 광장에 민중의 노래가 울려 퍼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배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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