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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커머스, 초초저가 이어 '현지화' 마케팅 2차 폭격
소비자 삶 밀접한 신선식품 판매 본격 시작
입력 : 2024-03-06 오후 3:43:09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초저가 공세로 이미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초토화하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최근 '현지화' 마케팅까지 총력을 기울이며 2차 폭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들 업체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 대비 월등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수요층을 빠르게 흡수하며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는 실정인데요.
 
이제는 그간 주력으로 내세웠던 값싼 공산품을 넘어 채소, 육류 등 소비자들의 삶과 밀접한 상품 라인업을 대폭 확대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분야의 한국 주재 인력까지 영입하는 등 본격적인 '한국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업계는 이들 중국 플랫폼의 공세로 이커머스 시장뿐만 아니라 유통 업황 전반에 걸친 생태계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우려합니다.
 
2월 알리·테무 앱 이용자 수 역대 최고…신선식품까지 진출
 
최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은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6일 애플리케이션(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이하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2월 알리 앱 사용자 수는 818만명으로 2016년 집계 이래 가장 많았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355만명 대비 130% 증가한 수치입니다.
 
또 지난달 테무 앱 사용자 수는 581만명, 쉬인은 68만명으로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아울러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종합몰 앱 순위의 경우 지난달 기준 쿠팡이 1위를 기록했고 알리가 그 뒤를 바짝 쫓았습니다. 이어 11번가, 테무, G마켓, 티몬, 위메프, GS샵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알리와 테무가 종합몰 순위에서도 각각 2위, 4위에 오르며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는 셈인데요.
 
이처럼 무서운 고속 성장 궤도에 놓인 이들 플랫폼은 본격적인 현지화 작업을 전개하며 업역 확장에 나섰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우리 브랜드 상품 전용관인 'K-베뉴(K-Venue)'를 통해 과일, 채소, 수산물, 육류 등 신선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입점 판매자가 직접 상품 정보를 올리고, 업체가 배송까지 담당하는 방식인데요. 국내 이커머스 업계의 오픈 마켓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알리의 신선식품 시장 진출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간 알리가 집중해온 공산품들은 사실상 소비자 선택의 영역에 놓인 경우가 대다수지만, 신선식품은 그렇지 않은 까닭입니다.
 
신선식품은 소비자들이 장을 보는 데 있어 필수 품목인 만큼 실생활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업체 측이 향후 시장 공략에 성공할 경우 고객의 폭을 더욱 확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배송 시스템이 아직 완전치는 않다 해도 초저가 무기를 내세워 신선식품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빠른 시일 내 국내 이커머스 업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의 경우 고객들이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짙다"며 "고객의 삶과 밀접한 식재료들을 판매해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이들이 다른 제품을 연쇄적으로 구매하는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인력 수급에 서비스까지…유통 산업 전반 잠식 우려
 
중국 플랫폼들은 현지화의 핵심으로 꼽히는 현지 인력 수급에도 나섰습니다. 이미 알리의 경우 올해를 '한국 현지화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을 세우고 인력 채용 작업을 진행 중에 있는데요.
 
알리는 최근 서울 근무를 조건으로 온라인 그로서리나 리테일 분야에서 8년 이상 경력을 쌓은 신선식품 상품기획자(MD)를 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국 시장을 분석하고 소비자 동향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국내 신선식품 벤더·공급자·판매자 등 동반 성장 파트너를 물색하는 역할까지 맡게 됩니다.
 
아울러 이들 업체는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는 서비스도 출시하는 추세입니다. 테무는 한국화 전략의 일환으로 무료 반품은 물론 구입 후 90일 이내 전액 환불, 최저가 보장 및 차액 환불 등의 서비스를 제시하며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이질감을 좁혔습니다.
 
다른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저가 공산품들을 중심으로 인지도 확산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현지화 작업으로 2차 공세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문제는 이 일련의 과정이 진행되는 속도가 빨라도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업체가 이렇다 할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조속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커머스 업계뿐만 아니라 유통 업황 전체가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신선식품 영역까지 발을 들이면서, 온라인 영토를 무서운 속도로 넓히고 있는 실정"며 "각종 규제에 묶인 우리 이커머스 시장은 물론 제조, 물류, 서비스가 혼합된 유통 산업 전반이 중국 업체들에게 잠식당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 한 물류 센터에서 물류 관계자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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