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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남양유업으로 시험대 오른 한앤코…'M&A 강자' 명성 이을까
오너일가 상대 주주총회 의안 찬성 요구 가처분 신청
입력 : 2024-03-12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7일 18:5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남양유업 정상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한앤코는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일가의 의결권 행사 가처분 신청을 했다. 앞서 한앤코는 대법원 주식 양도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승소한 데 이어 오는 정기 주총에서 경영진을 교체하는 의안을 상정하라는 가처분 신청도 제출한 바 있다. 한앤코가 홍 씨 일가를 내보내고 경영정상화를 이뤄 'M&A 강자'라는 명성을 이어갈지 투자은행(IB)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시 논현동 남양유업 본사 (사진=연합뉴스)
 
한앤코 경영권 인수 가동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한앤코는 홍원식 회장 등을 상대로 주주총회 의안에 찬성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지난 1월4일 대법원의 주식 양도 청구소송 상고심이 한앤코의 손을 들어준 데 따른 후속 조치다.
 
한앤컴퍼니는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 같은 내용의 의결권 행사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채무자는 홍 회장과 홍 회장의 부인인 이운경 고문, 손자 홍승의 씨 등 세 명이다. 만약 홍 회장 등이 요구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한앤컴퍼니에 500억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번 한앤코의 가처분 신청 조치는 남양유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이란 평가다. 한앤코는 지난 1월 대법원 판결로 남양유업의 최대주주가 됐지만 지난해 결산 월을 기준으로 해 홍 회장 일가는 최대 주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반면 올해 지분을 넘겨 받은 한앤코는 이번 정기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앞서 한앤컴퍼니는 지난 2월21일 남양유업을 상대로 이달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윤여을 한앤코 회장을 남양유업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할 것을 의안으로 상정하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도 했다. 이번에 낸 가처분은 지난해 말 기준 남양유업의 최대주주였던 홍 회장에게 정기 주총에서 해당 안건에 찬성하도록 법원이 강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늦어지는 경영 정상화
 
한앤코 입장에서는 서둘러 홍 씨 일가를 내보내고 남양유업을 재건해야 한다. 하지만 홍 회장의 몽니가 길어져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홍 회장은 한앤코에 남양유업의 고문으로 선임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판결 이후에도 서울 논현동 본사에 출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홍 회장은 지난 2021년 한앤코와 주식 매매계약을 맺으면서 세부 조건으로 고문 선임, 남양유업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백미당 경영권 보장, 가족 임원 예우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계약 체결 이후 홍 회장의 갑작스러운 소송제기와 그로 인한 파열음으로 인한 회사 경영 개선 지연으로 당시 작성된 세부조건은 흐지부지된 상황이다.
 
한앤코는 홍 회장이 몽니를 부리더라도 법원 명령에 의해 임시 주총을 열고 경영진을 교체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영정상화가 늦어질수록 회사 운영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남양유업은 지난해까지도 연속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남양유업이 공시한 지난 연결기준 2023년 잠정 실적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매출이 9968억원, 영업손실 548억원, 당기순손실 416억원을 기록했다. 주력 제품인 유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3% 소폭 증가했고 회사 내부 원가 절감 노력으로 적자폭을 줄였지만 2020년 이래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한앤컴퍼니)
 
3호 펀드 '피날레' 남양유업 
 
한앤코의 남양유업 인수는 지난 2019년 조성한 한앤코의 3호 펀드 자금으로 진행됐다. 당시 3조8000억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로 조성돼 국내 기업 M&A시장 투자를 진행해 왔다. 필름 기업 SK마이크로웍스, 기내식과 면세품 업체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에 투자했고 현재 내부수익률(IRR)은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 인수건은 3호 펀드의 '드라이파우더'(투자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가용 자금)가 투입됐다. 3호 펀드 이전 2011년 결성한 1호 펀드와 2014년 2호 펀드의 IRR가 각각 20%, 25%에 달해 명성을 이었다. 1호와 2호에 이은 3호 펀드의 성공적인 마무리가 남양유업 딜에 달린 셈이다. 사모펀드 시장에서 한앤코의 명성을 이어갈지 주목되는 이유다.  
 
한앤코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경영권 확보가 진행 중인 상태로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기 어렵다”라며 “다만 기존 밝혔던 집행임원제도 적용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 임직원 고용 승계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최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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