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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사회생활
입력 : 2024-03-14 오후 6:43:02
벌써 3월 중순이 됐습니다. 저희 아이는 작년에 처음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해 올해 2년째인데, 교실도 바뀌고 담임 선생님도 바뀌는 상황이라 적응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컸어요. 3월 첫 주에는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도 어린이집에서 전화가 오진 않을까, 중간에 친정 엄마께 하원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까 노심초사했습니다. 낯가림이 심한 친구라 작년 학기 초에 어린이집 적응까지 꽤 시간이 걸렸거든요. 
 
다행히 올해는 큰 어려움 없이 적응한 것 같습니다. 새학기를 앞두고 전전긍긍했던 제 걱정이 무색할 만큼 빨리 적응했더라고요. '우리 아기도 이렇게 사회생활을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가만히 보니 새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은 아기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직장생활 10년차 엄마인 저도 새로운 커뮤니티가 생겼기 때문이죠. 어린이집 같은 반 엄마들과의 관계입니다. 어린이집에 보내기 전에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비슷한 개월 수 아기 엄마들과 모여서 시간을 보내는 정도였는데, 어린이집 모임은 조금 달랐어요. 어린이집 생활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고, 처음부터 친구로 만난 사이가 아니다보니 서로 가까워지는 시간도 필요했죠. 어린이집에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사 출근을 시작한 제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엄마들, 아기들과 같이 보낼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더 신경이 쓰였습니다. 
 
감사하게도 어린이집 첫 해 모임에서 다들 둥글둘글한 성격에 배려심 많은 엄마들을 만났고,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같은 반으로 올라가게 됐고요. 아이들 등,하원 시간에 있었던 얘기에 실시간으로 참여하는 건 어렵지만, 그래도 퇴근길에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소식도 듣고 있습니다. 대화에 자주 참여하지 못하는 워킹맘을 이해해주는 엄마들과 함께하는 것이, 새로운 사람과 가까워지는 데 시간이 걸리는 저로서는 감사하고 또 다행인 일이었습니다. 단체생활을 하면서 친구의 개념을 배우고 있는 아이도, 이제는 다른 엄마들과 좀 편하게 연락하고 말할 수 있는 사이가 된 저도 이 정도면 새로운 사회생활에 잘 적응한 게 아닐까 싶네요.  
 
지난달 7일 설 명절을 앞두고 전북 전주시 이계순동화속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곱게 한복을 입고 투호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심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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