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다올투자증권 회장님보다 돈 많이 번 과장님
윤태호 과장, 이병철 회장 넘는 연봉 '42억'
입력 : 2024-03-09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지난해 다올투자증권에서 이병철 회장을 뛰어 넘는 연봉을 받은 사람은 채권본부 직원이었습니다. 증권업계는 성과보수에 따라 경영진보다 연봉을 많이 받는 직원들이 나오는데요. 한 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인력들이 연봉 상위권을 휩쓸었지만, 부동산 경기가 꺾이고 증권사의 사업 비중이 달라지면서 지난해엔 채권 관련 부서 인력들이 윗자리를 차지했습니다.
 
다올투자증권 채권본부, 연봉 상위권 싹쓸이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태호 다올투자증권(030210) 과장은 지난해 42억500만원의 보수를 받아, 회사 내에서 가장 높은 연봉을 수령했습니다. 급여로 6400만원, 상여금만 41억4000만원이 지급됐는데요. 이병철 다올투자증권 회장의 연간 보수 18억700만원의 두 배를 넘는 수준입니다. 윤 과장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증권업계 전체 연봉 1등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과장 다음으로는 채권본부 소속 박신욱 부장의 연봉이 19억3000만원으로 이 회장보다 높았고, 김요한 부장은 13억7200만원을 받아 이 회장에 이어 네 번째로 연봉이 높았습니다. 이들은 모두 채권본부 소속으로, 지난해 다올투자증권이 채권·파생상품에서 성과를 낸 결과로 풀이됩니다. 
 
회사 측은 성과보상 규정과 지침에 따라 대표이사가 승인한 영업부서별 계약에 의해 소속부서 성과급이 산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채권과 CP 등의 중개영업을 통해 발생한 수익에서 영업활동 중 발생한 부대비용, 귀속이 명확한 직·간접비를 제외하고 성과보상비율을 곱해 산정했다는 설명입니다. 이 중 일부는 2022년 1~3분기에 유보됐던 금액을 일괄 정산해 반영했습니다.
 
다올투자증권은 KTB투자증권 시절에도 채권부서 직원이 연봉 1등을 차지했습니다. 당시 정승용 채권매매 담당 과장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동안 직원 중 연봉이 가장 많았는데, KTB투자증권이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21년에는 이 회장(29억4000만원)보다 높은 30억3100만원을 받았습니다.
 
다올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다올투자증권)
 
부동산PF 가고 채권이 대세…과거 샐러리맨 신화는
 
한동안 증권사 연봉 상위권에는 부동산PF를 비롯한 기업금융(IB)부서 인력들이 이름을 올렸는데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연봉 1~5위 부서도 달라졌습니다.
 
중소형사에서는 지난해 성과가 두드러졌던 채권운용 관련 부서에 많은 보수가 지급됐습니다. 작년 상반기 기준 하이투자증권은 채권부서 임직원들이 연봉 1~5위를 차지했는데요. 김우형 부장(13억1000만원)과 박춘식 상무(12억3500만원), 남재용 전무(10억900만원), 신동훈 차장(9억800만원), 송병수 부장(8억4600만원) 등 모두 채권 관련 부서 소속입니다. 
 
부동산PF 비중이 컸던 하이투자증권은 2022년 연봉 1~5위도 모두 부동산 관련 인력이었지만 지난해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금리 인상과 부동산 업황 악화에 부동산PF 비중을 줄이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다보니 PF 관련 수익은 줄었고, 대신 채권 운용 중심의 사업 성과가 보수에 반영된 것입니다.
 
유진투자증권도 작년 상반기 김병준 채권금융본부 부부장이 17억55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고, 채권금융본부 소속 김상균 부부장과 안정환 부부장이 각각 8억5000만원, 8억4500만원으로 유창수 대표이사, 오동진 이사대우 다음으로 많이 받았습니다. 
 
리테일 부서에서도 고액 연봉자들이 나왔습니다. 리테일 사업이 큰 증권사들은 프라이빗뱅커(PB)들이 연봉 상위권에 들었는데요. 삼성증권은 강정구 영업지점장이 작년 상반기 18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장석훈 전 대표보다 많은 연봉을 받았고, 신윤철 영업지점장은 5억200만원을 수령하며 5위를 기록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에서는 이정민 강북금융센터장이 12억4200만원을 받아 상반기 연봉이 가장 많았습니다.
 
고금리와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증권사의 부동산PF 사업이 축소되기 전까지는 대표보다 연봉을 많이 받는 PF 직원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돈을 벌어오는 수익 부서가 바뀌면서 증권사 연봉 상위권 구성도 크게 바뀌는 모양새입니다.  
 
증권사 직원들의 고액 연봉 수령이 가능한 이유는 철저히 영업 결과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하는 증권업계 특성 때문입니다. 부동산 투자는 물론 파생상품 개발, 채권 운용, 영업부서 등 다양한 부서에서 고액 연봉자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미래에셋증권 파생부문 대표인 김연추 전무도 과거 한국투자증권에서 '샐러리맨 신화'로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김 전무는 한국투자증권에서 차장 직위로 2018년 상반기에만 22억2900만원의 보수를 받아 최고경영자(CEO)보다 많은 보수를 받은 직원으로 주목 받았습니다. 김 차장은 국내 최초로 개인투자자도 옵션 전략으로 수익을 낼 수 있게 만든 'TRUE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을 개발해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2018년 연봉 또한 23억3000만원을 기록하며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당시 부회장)보다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유명세를 치렀습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상여금은 성과보상 규정에 따라 철저하게 반영하기 때문에 직급, 연차에 관계 없이 높은 보수를 받는 직원이 나올 수 있고, 그만큼 개인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심수진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