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미국 주식거래 플랫폼(MTS) '위불(Webull)'이 국내 진출을 준비 중입니다. 위불은 '로빈후드'와 함께 미국의 개인투자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MTS인데, 무료 수수료 전략으로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에서도 '메기'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있는 반면 무료 수수료 외에 투자자를 사로잡을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위불은 국내 증권중개업 인가를 신청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사전 협의 중입니다. 위불이 금융위원회에 정식 인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금융감독원의 증권중개업 인가 심사를 거쳐 금융위가 인가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됩니다.
위불이 인가를 받으면 외국계 증권사로서 국내에서 개인 대상 브로커리지 사업 인가를 획득한 첫 사례가 됩니다. 현재 외국계 증권사 중 유안타증권이 2014년 동양증권을 인수해 개인 대상 브로커리지 영업을 하고 있지만 위불은 직접 진출하는 경우입니다.
미국 주식거래 플랫폼 '위불' 홈페이지. (사진=위불 홈페이지 갈무리)
위불은 지난 2017년 알리바바그룹홀딩스 출신의 왕안취안이 세운 회사입니다. 2020년 홍콩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호주, 일본, 영국 등으로 확장에 나섰는데, 한국에서는 지난 2022년 3월 위불코리아 준비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이원재 대표이사를 선임했습니다.
미국에서 위불은 무료 수수료 정책과 데이터로 주목받았습니다. 당시 로빈후드가 수수료를 없애면서 인기를 얻자 위불도 뒤따른 것입니다. 위불은 주식정보와 다양한 차트를 볼 수 있는 분석 도구로 차별화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였습니다. 수수료는 주식 매수 시 부과하지 않고 매도할 때만 소액을 받습니다.
위불이 한국에서 펼칠 사업 범위나 무료 수수료 적용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무료 수수료를 적용한다면 미국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이동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국내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주 수입원이 미국 주식 거래인 상황이라 경쟁 촉진 효과를 넘어 리테일 사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반면 기존 증권업계의 리테일 판도를 바꾸려면 수수료 무료 외에 추가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토스증권이나 카카오페이증권 같은 국내 핀테크 증권사가 등장할 당시에도 증권시장의 메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아직까지 두 회사는 확실한 입지를 굳히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새 계좌를 만들기는 쉽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MTS를 완전히 바꾸는 것은 어렵다"라며 "무료 수수료 전략만으로는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