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가 올해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R&D), 신사업 등에 역대 최대인 6조8000억원을 투자합니다. 올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대전환에 초점을 두고 자율주행,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신사업에도 속도를 낼 방침인데요. 신산업 성장 가능성이 많은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주도권을 갖고 신기술을 무기로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전략입니다.
현대차 주요 투자 현황.(그래픽=뉴스토마토)
18일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가 올해 계획한 R&D 및 전략 투자액은 총 6조76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1.7% 증가했습니다.
R&D 투자는 4조9092억원으로 18.6% 늘었고 전략 투자는 30.7% 증가한 1조8556억원입니다. 올해 전체 투자금 12조5159억원에서 R&D와 전략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4%에 달합니다.
반면 공장 신증설(2조2091억원)과 제품개발(1조7457억원), 보완투자(1조5875억원) 등은 전년 대비 축소했는데요. 그만큼 미래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풀이됩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회사의 무게중심을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개발로 옮기는 '체질개선'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정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올해를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아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고자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현대차그룹이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자율주행, AAM, 로보틱스 분야 모두 부진합니다. 현대차 자율주행법인 모셔널은 지난해 8037억원, AAM법인 슈퍼널은 5264억원, 로봇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는 5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월 3일 경기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2024년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사진=현대차)
그럼에도 정 회장의 혁신 의지 속에 현대차는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리고 있는 것이죠. 특히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원천기술 확보에 역량을 쏟고 있습니다.
당장 현대차는 SDV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내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할 방침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기본 적용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구독 등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단순히 자동차 성능을 높이는 차원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해주는 방식으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죠.
AAM의 경우 현대차는 2028년 시장 진출이 목표인데요. 당장 올해 말 기술개발 목적의 시제기 초도비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수소연료전지, 자율주행 분야의 첨단기술력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개발에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로보틱스 분야의 경우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보틱스랩, AI연구소 간 협업을 통해 인간 친화적인 제품 공급의 밸류 체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입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이 로봇, UAM 등 다양한 모델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을 쥐고 또 자동차 제작사가 아니라 플랫폼의 대표 기업으로 도약하는 시점이 올해"라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