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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500억원 투입?
입력 : 2024-03-15 오후 4:38:02
'형편에 맞게 산다는 것'은 참 서러운 일 같기도 합니다. 이번 달 생활비가 부족하면 먹고 싶은 음식을 참아가며 가성비와 합리성을 따져야 합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유행이 변하고, 신상 옷이 눈에 들어오지만 지갑 사정을 생각해 며칠 전에 입었던 옷을 또 꺼내 입어야 합니다. 
 
"돈이 있어야 소비하는 거야. 다음 달에 들어오는 돈을 예상해 소비하는 건, 소비가 아니라 낭비지."
 
몇 달 전 사고 싶은 코트를 할부로 사겠다고 이야기했을 때 지인이 한 대답입니다. 보너스가 들어온 것도 아니고 부수적인 수입이 생겨서 소비를 하는 게 아니라면 그 소비는 적절치 않다는 걸 지적한 겁니다.
 
사과 등 과일 가격으로 난리입니다. 연일 '고물가'와 관련된 기사가 쏟아지고 있고, 정부도 물가 안정을 위해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 예산을 투입하는 정책에 대해 한 경제학과 교수에게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그 교수는 "비싸면 안 먹어야죠. 어쩔 수 없잖아요. 정부가 당장 수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예산만 계속 투입하는 게 맞는 건가요"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소비자들도 형편에 맞게 소비해야 하지만, 지난해 '세수 펑크'를 겪은 정부도 지속적인 예산 투입에 대한 실효성을 고민해 봐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당정은 15일 농축산물 가격에 대응해 긴급가격안정자금 1500억원을 투입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금사과', '금배'. 당장 먹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나중을 기약하며 대체 과일을 찾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부는 이미 수백억원의 예산을 물가 안정을 위해 투입했습니다. 정부의 '형편'은 괜찮은 걸까요.
 
사진은 지난 1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미국산 오렌지 모습. (사진=뉴시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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