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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19일 18:1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NH투자증권(005940)의 새 대표이사에 윤병운 IB(기업금융)1부문 대표가 낙점되며 NH투자증권의 IB 위상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실린다. NH투자증권은 신임 대표 선임 과정에서 지배 집단인 농협중앙회와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영향력을 행사하려던 농협중앙회의 시도가 수포로 돌아가며 내부 출신 발탁 전통이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NH투자증권은 오는 27일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사진=NH투자증권)
농협금융지주, 농협중앙회 입김 막아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11일 정기 이사회에서 윤병운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결정했다. 윤 내정자는 오는 27일 NH투자증권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명될 예정이다. 이외 신임 사외이사에는 민승규 세종대학교 교수와 강주영 아주대학교 교수가 선임되고, 박해식 사외이사와 이보원 상근감사위원은 연임이 확정됐다.
NH투자증권은 윤 내정자의 선임으로 시장에 불거진 농협중앙회의 낙하산 인사 논란을 피할 수 있어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앞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의 사의 표명 이후 신임 NH투자증권 대표자리를 두고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중앙회 간 기싸움이 벌어졌다.
지난 7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취임식 직후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만나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NH투자증권의 신임 대표 후보로 추천해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가 100%지분을 가진 완전자회사로 거절하기 어려웠지만 이 회장은 신임 대표 선정은 NH투자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독립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답해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7일 농협금융지주를 시작으로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 등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금융감독원은 농협중앙회에 대한 계열사 자금 관행과 지배구조 등 광범위한 감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히며 압박수위를 높였다.
결국 지난 11일 당초 오전에서 오후 3시까지 늦춰진 임원추천위위원회 결과,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이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 양측 기싸움은 농협금융지주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윤병운 NH투자증권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NH투자증권)
현재 NH투자증권의 커버리지 조직인 IB1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윤병운 신임 NH투자증권 대표 내정자는 1993년 당시 NH투자증권의 전신 중 하나인 LG투자증권에 입사해 지금까지 NH투자증권의 역사와 함께해온 산증인이다.
윤 내정자는 1967년생으로 서울 영등포고와 한국외대를 졸업했다, LG투자증권에 입사 후 기업금융팀장, 커버리지 본부장, IB사업부 대표 등을 역임하며 기업금융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평사원부터 IB부문 주요 직책을 역임한 만큼 NH투자증권 내 조직 장악력과 인망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실적 면에서도 윤 내정자가 맡고 있는 IB1사업부는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을 아우르는 핵심부서로 통한다. 지난 한해 NH투자증권은 ECM에서는 기업공개(IPO) 주관실적 1위를 달성했고 DCM부문에서도 KB증권과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이어왔다.
IB1사업부 실적은 윤 내정자가 키워온 자문역량이 빛을 발한 결과라는 게 시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앞서 윤 내정자는 IB1사업부를 맡아 자문은 물론이고, 회사채 발행이나 인수·합병(M&A), IPO 등 다양한 업무을 연계해 추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IB의 차별화 전략이라 할 수 있는 이 비즈니스 모델은 DCM과 ECM 전반의 고른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
최근 성과로는 오스템임플란트 M&A로, 해당 딜은 NH투자증권 IB 사업부가 추구하는 종합 솔루션 제공자로서의 역량을 보여준 대표 사례다. 단순 중계 사무에서 시작한 딜은 PEF 연합군이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를 위해 필요한 자금 2조1250억원 중 약 1조7000억원을 차입 형태로 지원하고 인수금융 대출을 위한 투자확약서(LOC)를 발급해 자금 조달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ECM과 DCM 고른 성장 속 '부동산 승부수'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IB사업부 내 부동산 금융 관련 조직개편과 인사를 진행 중이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작년 말 진행된 조직개편에서 인프라투자와 부동산 금융을 담당하는 IB2본부 산하 프로젝트금융본부를 인프라투자본부로 바꾸고 실물자산투자본부 아래 부동산PE(프라이빗에쿼티)부를 신설했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NH투자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사업영역 확대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부동산 금융을 총괄하는 IB2본부장은 공석으로 현재 NH투자증권은 해당 사업 영역을 맡길 인사 선임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조직 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부동산PE부 신설이다. 인프라투자본부 신하 조직으로 신설된 부동산PE부는 실물자산투자본부를 대체한다. 해당 부서는 실물 부동산 등에 직접 투자를 진행하고 밸류업을 통해 캐피탈 마진을 추구하는 비즈니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존 인수금융 이후 셀다운을 통한 수수료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PI 투자를 통해 자본이득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윤 내정자는 내부 신망이 두텁고 NH투자증권이 IB 명가가 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라며 "회사 내부 사정도 잘 알고 장기적인 호흡을 가지고 회사를 잘 이끌어 갈 거 같다"라고 밝혔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