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여수 NCC 공장 전경.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NCC(납사크래커)사업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LG화학이 연결된 화학제품 하나를 더 생산 중단합니다. 시황이 나빠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예 외부 조달로 방침을 바꿨습니다. 화학신소재나 친환경 소재, 이차전지 재료 등 고부가 제품만 남기고 경쟁이 심한 범용 제품 비중을 줄이려는 체질 개선 노력이 이어집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스티렌모노머(SM)에 이어 에틸렌글리콜(EG) 생산 중단을 고민해왔던 LG화학이 최종 방침을 정했습니다. EG는 NCC에서 만드는 에틸렌을 원료로 제조됩니다. 주로 화학섬유인 폴리에스터(PE) 원료로 쓰이며 부동액, 글리세린 대용, 용제, 윤활유 재료 용도도 있습니다.
중국이 가장 큰 수출시장으로 전방 폴리에스터 산업에 판매해왔는데 역내 자급률이 높아졌고 중동산과도 경쟁이 치열합니다. 무엇보다 중국의 경기부진이 길어진 게 시황 침체의 원흉입니다. 지난해 화학사업 부문 영업적자를 본 LG화학이 더 이상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결단에 나선 모습입니다.
국내에서도 EG는 LG화학 외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대한유화 등 경쟁사가 많습니다. LG화학은 EG를 수입하거나 이들에게서 구매할 듯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경쟁에 시달렸던 경쟁사들은 그나마 숨통이 트입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가격이 저렴한 석탄 기반 EG 설비가 증가하고 중동산도 물량공세를 확장하는 등 구조적인 불황은 계속됩니다. 중국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시황 개선은 불확실합니다. 이에 롯데케미칼 역시 말레이시아 타이탄 NCC 매각을 검토 중입니다. 범용 화학사업 비중을 줄이는 게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큰 방향입니다.
NCC사업 물적분할을 검토 중인 LG화학은 완전 매각 가능성도 아직 열어놓고 대상자와 협상 중입니다. 매각 대상자는 쿠웨이트 석유공사가 유력하게 점쳐지며 가격과 매물 대상을 확정하는 데서 이견을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서 NCC 추가 증설이 계속 이뤄지고 있어서 적정한 매물가치를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중국의 폴리에스터 산업은 국내 석유(NCC) 기반 EG를 원료로 사용해왔습니다. 석탄 기반 EG는 상대적으로 품질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국이 촉매 기술을 향상시켜 품질 개선에 진도를 보입니다. 중동도 EG의 큰 공급처로 자리잡았습니다.
전방 중국 화학섬유산업의 경기 회복이 시황회복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화학섬유계열 제품은 전반적으로 원유 가격의 강세에 따라 시황 자체는 반등 기조를 보입니다. 다만 수요가 강하지 않아 채산성이 나쁜 상태로 전해졌습니다. NCC에서 만드는 에틸렌 역시 수요 약세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LG화학 측은 EG 생산 중단 사실에 대해 “시황에 따라 상황은 가변적이라 확정된 건 없다는 게 공식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