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승은 기자] 메가스터디의 에스티유니타스 기업 결합이 무산됐습니다. 에스티유니타스는 공무원 시험 강의 시장 1위 '공단기'를 운영하는 기업입니다.
2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두 회사 결합 시 시장 점유율이 60%가 넘어 인기 강사와 수강생이 두 회사에 집중될 수 있는 점, 수강료 인상 등 수험생 피해가 우려되는 점을 들어 불허 결정을 내렸습니다. 공정위가 기업 결합 불허를 내린 것은 8년 만입니다.
공정위는 메가스터디가 에스티유니타스의 주식 95.8%를 취득하는 건에 대해 "공무원 시험 강의 시장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기업 결합을 금지하는 조치를 부과했습니다.
지난 2022년 기준 공무원(7·9급 공무원, 군무원) 온라인 강의 시장에서 공단기와 메가스터디의 점유율은 각 46.4%, 21.5%입니다. 두 곳을 합산하면 60%가 넘습니다.
조사 내용을 보면 에스티유니타스와 일부 경쟁사 등은 시장 진입 초기 저가 전략으로 출발해 인기 강사 영입 후 시장 지위를 확보하며 고가 전략으로 바꾸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공단기의 '패스' 상품은 2012년 출시 당시 30만원대였지만 2019년 최고 285만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정희은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두 회사의 결합 후 당사가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경제 분석 결과가 나왔다"며 "행태적 조치, 자산매각 조치만으로는 근본적인 치유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인수 금지 조치를 부과했다"고 말했습니다.
공정위가 기업 결합 불허는 역대 8번째입니다. 지난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주식취득·합병 건 이후로는 8년 만입니다.
또 심사관 조사 단계에서는 '조건부 승인' 의견이 나왔는데도 심의 단계에서 불허된 첫 번째 사례이기도 합니다.
정희은 국장은 "(기업결합 건에서) 심사관이 조건부 승인을 심사관 조치 의견으로 제시했는데, 위원회에서 불허가 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메가스터디는 이미 지난 13일 전원회의 심의 이후 19일 기업결합 신고를 철회한 바 있습니다.
정 국장은 "이번 결합의 경쟁 제한성 판단 및 시정조치에 대해 심의·의결을 마쳤고, 앞으로 관련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쟁 제한적 기업 결합을 방지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결과 공개를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공정위는 메가스터디의 에스티유니타스의 기업 결합 건에 대해 불허 조치를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메가스터디교육 본사의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백승은 기자 100win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