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삼성전자가 업황 개선 기대감에 '8만 전자' 돌파를 눈앞에 두고 개인 매물이 쏟아지면서 미끄러졌습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50%(400원) 하락한 7만8900원에 마감했습니다. 장 초반 강한 상승세로 시작하면서 곧바로 52주 신고가인 7만9900원까지 치고 올라 8만 전자 탈환을 기대하게 했으나, 개인들의 대량 매물이 쏟아지면서 단시간 내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이날 개인과 기관이 각각 3280억원, 308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습니다. 작년부터 '8만전자'를 오랫동안 기다렸던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급등세에 매물을 쏟아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반면 외국인은 지난 사흘간 53만주, 1206만주, 1350만주씩 순매수한 데 이어 이 날도 441만주, 3483억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엔비디아 고대역폭 메모리(HBM) 테스트 소식에 지난 20일 5.63% 상승한 데 이어 전날도 3.12% 오르며 7만9300원을 기록했습니다. HBM은 디램(DRAM)을 여러 개 쌓아 기존의 DRAM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올린 반도체로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으로 들어갑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메모리 실적 개선세에 힘입어 분기별 증익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DRAM은 1분기를 지나면서 정상재고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낸드(NAND) 역시 상반기 내로 정상화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최근 미국 최대 메모리칩 생산업체인 마이크론(종목기호 MU)은 회계연도 2분기(12∼2월)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마이크론은 2분기 매출 58억20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 0.42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월가 전망치 매출 53억5000만달러, EPS 0.25달러 손실을 웃도는 실적입니다.
21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NVDA)는 1.18%올랐고, 마이크론은 호실적 영향으로 14.13% 급등했습니다.
한편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와의 공급계약을 동력 삼아 글로벌 AI 붐에 본격적으로 올라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각각 80%, 10% 넘게 뛰는 등 AI 반도체주가 강한 랠리를 펼쳤지만 삼성전자 주가는 4개월째 7만원대 박스권에 갇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AI 반도체 경쟁력이 입증됐고 올 1분기엔 전년 대비 8배 이상 증가한 4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주가도 상승세를 탈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속속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SK증권, 메리츠증권 등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원 위로 높였습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사업 대부분이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22일 삼성전자가 8만전자를 눈앞에 두고 개인 매물 출회로 인해 하락마감했다.(사진=뉴시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