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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한강벨트 최전선 '광진을'…변수는 '세대투표율'
광진을, 오세훈 서울시장 대리전 성격…고민정·오신환 대결
입력 : 2024-03-25 오후 5:54:58
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지난 2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고위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총선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하면서 한강 벨트 최전선인 서울 광진을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리전 성격을 띤 광진을에서 고민정 민주당 의원과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이 맞붙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고 의원(50.37%)은 오 시장(47.82%)을 2.55%포인트 차로 이겼는데요. 오 시장 최측근인 오신환 전 의원이 설욕전을 다짐하고 나섰습니다.
 
광진을은 1996년 15대 총선부터 2020년 21대 총선까지 모두 민주당 계열이 승리한 전통적인 '야권 텃밭'입니다. 다만 지난 2022년 대선 땐 윤석열 대통령의 득표율이 더 높았습니다. 제8회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특히 서울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는 2030세대의 거주 비율이 높은데요. 지난 대선 당시 여권의 승리 전략이었던 ‘세대 포위론’이 선거판을 흔들 변수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민원 해결사' 대 '진짜 일꾼'주말에도 집중유세
 
광진을에 출사표를 낸 고 의원과 오 전 의원은 각각 '민원 해결사'와 '진짜 일꾼'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광진을 현역인 고 의원은 지난 4년 동안 주민들과 적극적인 스킨십을 이어왔는데요. 지난 24일 고 의원은 유동인구가 많은 자양역 1번 출구 인근 뚝섬나들목 인근에서 선거유세를 했습니다. 
 
이날 고 의원은 '광진 사람'이라고 적힌 파란색 선거운동복 차림으로 주민들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고 의원은 지역 유세 중 왼발에 골절상을 입었으나 통깁스를 한 채 목발에 의지하지 않고 유세를 이어갔습니다. 이에 한 지지자는 물을 사 들고 와서 고 의원에게 건네기도 했습니다. 한 운전자는 차량을 멈춰 세우고 엄지를 치켜들며 "고민정 최고"라고 외쳤습니다. 
 
오 전 의원 역시 같은 날 뚝섬나들목에서 '광진 발전 골든타임!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유세에 나섰습니다. 오 전 의원은 연신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람이 바뀌면 광진이 바뀝니다"라고 인사했는데요. 발걸음을 재촉하는 주민들이 팻말을 읽을 수 있도록 몸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이에 한 중년 여성은 오 전 의원의 손을 잡으며 "예전부터 참 좋아했는데 드디어 우리 지역에 왔다"라며 반겼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한 남성은 유세 현장에 돌아와서 "우리 네 식구 모두 이번에 국민의힘을 찍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꼭 민주당을 박살 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월 20일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서 '시민이 안전한 대한민국' 현장 공약을 발표하기 위해 이동하며 지지자와 셀카를 찍고 있다. 왼쪽부터 단수공천을 받은 오신환 광진을 후보, 한 비대위원장, 지지자, 김병민 광진 갑 후보. (사진=뉴시스/공동취재)
 
4050세대는 '고민정'MZ·60대 이상은 '오신환'
 
광진을은 야권의 여성 정치인이 장악해 온 지역으로 보수 진영에 험지로 꼽힙니다. 특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광진을에서 20년에 걸쳐 5선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다만 2022년 대선 당시 광진구 전체 후보자별 득표수를 보면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11만3733표(48.82%)를 기록하며 이재명 민주당 후보(10만9922표·47.19%)보다 3811표(1.64%포인트) 앞섰습니다. 
 
여기에 광진구는 대학가가 밀집해 있으며 1인 가구 비율이 높습니다. 이에 높은 인구 비율을 차지하는 2030 청년층의 투표율이 캐스팅보터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입니다. 지난 대선 당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여권의 전통 지지층인 60대 이상과 2030세대를 결합해 승리하는 '세대포위론'을 주도한 바 있습니다. 
 
현재 판세는 고 의원의 박빙 우세 속 오 전 의원이 추격하는 양상입니다. '메타보이스'가 <JTBC> 의뢰로 지난 10~11일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12일 공표·이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무선전화면접 방식) 고 의원 43%, 오 전 의원 32%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앞서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지난 8~9일 조사한 결과(10일 공표)에선 고 의원 44%, 오 전 의원 37%로 오차범위 내였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변수는 유동적인 2030세대의 표심입니다. 자양동에 거주 중인 20대 남성 최모씨는 "자격증 응시로 지원 등 청년을 위한 공약에 더 마음이 쏠렸다"라며 "오 전 의원이 연고가 없다는 점이 승패의 직접적 영향을 끼칠 것 같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자양한강전통시장에서 만난 30대 여성 윤모씨는 "오 전 의원은 2번이나 국회의원을 했다. 시의원도 했으니 지역 정치도 잘하지 않겠나. 우리 지역도 아파트 재건축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라며 "지난 4년 동안 지역이 크게 변한 것 같지 않다. 민주당을 계속 찍었는데, 언제까지 똑같은 당만 계속하라는 법은 없지 않나"라고 말했습니다. 
 
고령층 역시 국민의힘을 지지했는데요. 60대 남성 나모씨는 "집권 여당인 만큼 오 전 의원이 당선된다면 교통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믿는다"라며 "누가 더 지역에 발전을 가져올지 따져야 한다. 집권 정부가 상대 당일 때는 상대 당을 뽑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다만 4050대 중장년층 사이에서 여전히 민주당 세가 강했습니다. 40대 남성 정모씨는 "고 의원이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도 지냈고 지난 4년 동안 못 했다고 느끼지 않는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처럼 말이 안되는 이야기를 꺼내는데 이 와중에 우리 지역구까지 여권이 당선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50대 남성 강모씨는 "고 의원이 문재인쪽 사람인데도 일찍 공천을 받은 것을 보면 이재명 대표도 광진에서는 고민정이 최고라고 셈을 마친 것 아니겠나"라며 "인터뷰를 살펴보면 민주당에 쓴소리를 자주 하던데 신념을 가진 정치인 같다. 앞으로도 쭉 우리 지역에만 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
최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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