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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국항공우주(047810)(KAI)가 군수 및 완제기 수출 확대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이 발생하고 있지만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KAI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개발사로서 독점적 시장지위를 바탕으로 수익성을 키우고 있다. KAI는 수주 확대에 따라 연간 4000억원의 자본적 지출(CAPEX)이 예상되지만, 21조원 이상의 수주잔고와 무차입 경영을 통해 투자 부담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한국항공우주)
26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KAI는 별도 기준 매출액 3조7984억원, 영업이익 2536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 비해 매출(2조7720억원)과 영업이익(1484억원)이 모두 성장했다.
항공기 산업은 설비 투자 규모가 매우 큰데다 투자금액 회수에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 산업이다. 아울러 KAI 매출의 47%를 차지하는 군용기 사업은 국방상 꼭 필요한 사업이나, 수요가 불규칙한 관계로 시장 원리에 따른 항공기 생산이 어렵다. 이에 KAI는 방위사업법, 항공우주산업개발촉진법 등에 따라 국내 군용기 시장에서 독점적인 사업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KAI는 이러한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군용기 수주잔고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KAI는 지난 2022년 FA-50 전투기를 폴란드와 말레이시아에 판매했다. 수주 규모는 각각 3조5000억원과 1조2000억원 수준이다. KAI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총 21조7759억원으로 수주 확대 원인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전쟁 발발로 인한 글로벌 안보 불안 등이 있다.
수주 잔고가 쌓이면서 KAI는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KF-21, LAH(소형무장헬기) 사업은 민관공동투자 형태로 진행된다. 특히 KF-21의 경우 개발비용 7조5000억원의 10~20% 내외를 KAI에서 투자할 예정이다. 이에 7500억원 이상의 개발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아울러 KF-21 양산 및 T-50 계열 수출에 대비한 제2 고정익 및 추가 설비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연간 4000억원가량의 CAPEX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확대에 따른 KAI의 운전자금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KAI의 별도 기준 영업현금흐름은 지난 2022년 1조4949억원이었으나 지난해 -6952억원으로 음(-)전환했다. 아울러 매년 영업 관련 투자금액도 2022년 2233억원, 지난해 1670억원으로 꾸준히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투자 확대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에도 불구하고 KAI의 재무안정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군용기 등 군수사업은 적정한 마진을 고려한 계약금액이 산출되는 계약방식에 따라 수익성이 안정적이며, 민수부문은 판매단가 조정 등이 이뤄진 이후 수익성 개선이 이어지고 있다. KAI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2년 5.4%에서 지난해 6.7%로 1.3%포인트 증가했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아울러 차입금의존도도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KAI의 순차입금은 -1547억원으로 무차입 경영 상태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가 2022년 2조1702억원에서 지난해 7475억원으로 대폭 줄었는데, 이는 차입금 상환 등에 따른 영향이다. 이에 차입금이 5250억원에서 3803억원으로 줄어들며 지난해 차입금의존도는 8.4%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333.7%로, 폴란드 FA-50 수출에 따른 선수금이 증가한 영향에 따른 것이다.
김형진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폴란드 FA-50 수출 등 바탕으로 KAI는 2022년 대비 지난해 높은 수익성을 기록했으며, 중단기적으로 우수한 시장지위와 군수부문의 안정적인 수익성, 완제기 수출 등을 바탕으로 향후에도 양호한 영업이익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