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현대제철(004020)이 철강 본원의 경쟁력을 높이며 현대차그룹 탄소중립 실현의 도우미 역할에 전념을 다할 계획입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완성차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그룹 비전에 걸맞는 종합 소재공급 역할에 위치할 방침입니다.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경쟁사들처럼 이차전지 소재와 같은 신사업을 발굴하기보다 철강 본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할 복안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탄소 저감 제품들을 개발하며 그룹의 탄소 중립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며 "어려운 철강시황 타개를 위해서도 자동차강판과 조선용 후판, 건설강재 등에서의 제품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쏟을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도 지난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속성장이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라는 목표로 수익성 중심의 안정적 사업기반을 확충할 것"이라며 "탄소중립 로드맵을 실현해나가고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2050년에 도래할 탄소중립 시대를 위해 투자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탄소중립을 목표를 향해 단계적인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와 용광로(고로)가 혼합된 '전기로-고로 복합프로세스' 생산체제 구축을 진행 중이며 고로 제품 품질을 유지하면서 저탄소화된 자동차용 제품 생산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서 사장은 "철강본원과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데 투자를 우선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라며 "탄소중립을 선도해 나가는 것이 주주 기대에 충족하는 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안동일 전 현대제철 사장이 지난해 중장기 탄소중립 로드맵 발표하는 모습. (사진=현대제철)
포스코그룹이 그룹 내 철강사 포스코를 통해 철강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나머지 계열사들은 신사업 이차전지 소재 사업 역량을 키울 방침인 것처럼, 현대제철도 현대차 비전의 현실화를 뒷받침할 목적입니다. 현대제철은 현대차의 미래 먹거리 산업 도심항공교통수단(UAM), 로봇 등에 필요한 소재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서 사장은 "현대제철은 그룹의 사업과 기술 역량을 최대 활용한 그린스틸 부문에서 협업중"이라며 "수소생태계 비전 달성에 부응하고 완성차의 공급망 탄소중립 실현에 일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룹에서 추진하고 있는 UAM, 로봇 등 미래모빌리티 소재와 관련해 그룹과 전략적 협의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며 "현대제철은 그룹 내 종합 소재공급 역할의 위치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더군다나 새 사령탑으로 투입된 서 사장은 현대제철의 재무구조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현대차 CFO(기획재경본부장) 출신인 서 사장은 전방산업 수요 둔화로 수익성 방어가 어려운 현대제철의 당면 과제를 풀기위해 선임된 대표적인 재무 분야 전문가입니다. 때문에 신사업 발굴보다 현대제철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수익성 확보 등 사업 구조 개선을 주력하는 게 최우선 임무입니다. 현대제철의 작년 실적은 매출액 25조9148억원, 영업이익 807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2%, 50.1% 대폭 줄었습니다.
그는 "신사업으로 배터리와 이차전지 쪽이 유력하지 않냐는 지적들이 있지만 막대한 투자를 필요로 하는 만큼 리스크가 크다"며 "(현대제철은) 9조7000억원 가량의 외부 차임금이 있고 재무구조를 위협하는 미래투자를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습니다.
현대제철이 지난 26일 제59기_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 모습. (사진=현대제철)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