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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수입차' 대 르노 '국내생산'…엇갈린 전략
르노 정체성 강화 동시에 '메이드 인 코리아' 강조
입력 : 2024-04-04 오후 2:43:0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국내 완성차 5사 중 외국계 모기업을 둔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의 내수 시장을 대하는 태도가 대비되고 있습니다. 한국지엠은 수입차 이미지를 강조하는 반면 르노코리아는 국내 생산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요. 최근 두 회사 모두 적극적인 신차 투입을 예고한 가운데 소비자들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 주목됩니다.
 
르노코리아는 4일 2025년형 아르카나 및 QM6를 출시했습니다. 아르카나는 기존 XM3에서 차명이 변경됐는데요.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두 모델 모두 르노 공식 엠블럼 '로장주'가 적용됐습니다.
 
뉴 르노 아르카나.(사진=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는 앞으로 출시되는 모든 차종에 로장주 엠블럼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르노 브랜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인데요. 그럼에도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로서의 입지를 가져가기 보단 부산공장 생산성 및 국산 신차를 확대하는 데 집중할 방침입니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르노코리아가 보유한 생산 및 연구개발 자산을 바탕으로 르노의 DNA에 한국의 역량을 더하겠다"며 "우리는 이를 '프랑스 생, 한국 산(Born France, Made in Korea)'이란 말로 표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가입에 대해서는 "가입 계획이 없고 한국에서의 생산을 계속할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이는 한국지엠과 다른 행보인데요. 한국지엠은 2019년 쉐보레 브랜드로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가입했습니다. 당시 한국지엠은 쉐보레 차종 중 수입 차종 비중이 60%가 넘어 브랜드 정체성을 분명히 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선 국산차와 비교해 높은 가격 때문에 판매가 부진하자 쉐보레 브랜드를 '수입차'로 만드는 전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한국지엠은 지난해 1월 기존 '한국지엠' 명칭 대신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으로 사용하겠다고 공식화했습니다. 한국지엠이 '정통 아메리칸 브랜드'로 포지셔닝해 '수입차 업체'임을 선언한 것인데요.
 
2022년 폐쇄된 한국지엠 부평2공장.(사진=뉴시스)
 
동시에 국내 완성차로서의 역할은 서서히 축소되고 있죠. 군산공장과 부평2공장이 폐쇄됐고 GM이 2035년 100% 전동화 전환을 노리는 사이 한국에서는 전기차 생산 계획이 없습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등 2종의 내연기관 생산기지로 남는 꼴입니다. 특히 올 초 GM에서 부평공장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시설을 투자하겠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지만 검토 단계에서 취소됐습니다. 올해 출시 예정인 신차도 모두 수입 모델입니다.
 
반면 르노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중형 하이브리드 SUV '오로라1'을 출시하고 2026년 또다른 하이브리드 모델 '오로라2', 2027년 전기차 '오로라3'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부산공장에 5억유로(약 7300억원)을 투자하고 전기차 개발·생산까지 이뤄지면 2027년까지 총 1조5000억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부산공장에서 폴스타4도 생산됩니다.
 
르노코리아와 달리 한국지엠이 수입차 브랜드를 강조하는 사이 업계에선 '한국 철수'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앞서 GM은 2018년 4월 산업은행으로부터 8100억원의 자금을 지원 받는 대가로 향후 10년간 한국에서 사업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이른바 '먹튀'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었죠.
 
업계 관계자는 "신차 개발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내연기관차만 생산케 하는 것은 단순히 아시아 생산기지로 인식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GM이 2028년 이후에도 한국 사업을 지속하려면 결국 한국에서의 전기차 생산 여부가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 한국지엠 노조 역시 국내 사업 지속을 위해 한국에서 전기차 생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전기차 1종이라도 생산되면 신뢰성을 높이면서 한국지엠의 중요성이 강조되는데 현재는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미 GM은 10여 국가에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공장을 정리한 기업인만큼 한국지엠이 수출물량으로 버티기에는 한계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황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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