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승 법률전문기자] 총선을 앞두고 공직선거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공정히 행해지고, 선거 관련 부정을 방지하여 민주정치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제정된 법입니다.
투표에 사용될 투표용지를 검수하는 모습(사진=뉴시스)
모르는 사이 실수로 선거법 위반
목적 달성을 위해 공직선거법은 금지 행위를 매우 세부적이면서도 방대하게 규정합니다. 후보자도 내용을 모르고 실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번 선거 기간에 한 지역구 후보자는 유세 중 비례위성정당의 지지를 호소했다 발언을 철회했는데요. 공직선거법 제88조 위반이 우려됐기 때문입니다.
위 조항에 따르면, 후보자 등은 다른 정당이나 선거구가 같거나 일부 겹치는 다른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다른 정당인 비례위성정당의 지지를 호소하는 발언은 공직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혐의가 인정되면 부정선거운동죄에 해당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다른 후보자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에 선거운동복을 입고 마이크를 사용한 일로 고발되기도 했는데요. 이는 공직선거법 제59조 제4호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선거운동은 선거기간 개시일부터 선거일 전일까지에 한해 할 수 있고, 선거일이 아닌 때에도 말로 선거운동은 가능하지만 확성장치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혐의가 인정되면 선거운동기간 위반죄에 해당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공직선거법에 세부규정이 많고 자주 변화되므로 위반 행위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문제가 많이 되는 유형을 보면 △매수행위 △기부행위 △허위사실공표 △후보자비방 등이 있습니다.
매수 및 기부행위는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는 전형적인 선거범죄이고 여전히 발생빈도가 높습니다. 매수행위는 기본적으로 징역 5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고, 기부행위도 기본적으로 징역 5년 이하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유죄로 인정되면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허위사실공표와 후보자비방도 선거때 마다 논란이 되는 선거범죄인데요. 특히, 낙선 목적으로 후보자, 그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이나 형제자매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므로 유죄가 인정되면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불가피합니다.
벌금 100만원 이상이면 '딩선무효'
공직선거법 제264조는 당선인이 당해 선거에서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상 선거비용에 관한 죄로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으면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합니다. 벌금 100만원은 일반 범죄의 형량으로도 경미한 수준인데요. 하지만 정치인들에게는 매우 두려운 형량입니다.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확정되면, 반환받은 기탁금과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합니다. 공직선거법 제265조의2 제1항에 규정된 내용인데요. 지난 2월28일 헌법재판소는 위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8명의 합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2021헌바302).
이외에도 공직선거법 제266조는 선거범죄로 형을 선고받고 확정되면 형량에 따라 10년 혹은 5년간 공무담임권이 제한되는 것으로 규정하여 정치인에게는 매우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직선거법은 공정한 선거를 위해 방대하고 세세한 규정 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 후보를 낙선시키려는 무분별한 고소·고발은 지양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한 룰을 숙지하고 준수함으로써 깨끗한 선거가 이뤄지도록 모든 후보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김민승 법률전문기자 lawyerm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