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노조와 임금협상에서 평행선을 달리는 사이 구조조정도 이어지며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 노사는 지난달 시작한 임금 협상에서 연봉 인상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조 측은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평균 600만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200만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노조가 제시한 최저 기준인 300만원보다 훨씬 적은 액수입니다.
노사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동안, 권고사직 대상자가 수십명에 달한다는 제보가 노조에 접수됐습니다.
엔씨소프트 노조 관계자는 "19일 한두 건에 불과했던 구조조정 상담 전화가 22일부터 하루 수십 통으로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회사는 권고사직 대상자들에게 최대 1년치 급여 제공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엔씨소프트 판교 사옥. (사진=엔씨소프트)
최근 엔씨소프트는 '데브 서포트' 팀과 '리커넥트' 팀 등에 직원들을 편제했습니다. HR 산하 데브 서포트 팀은 게임 제작이 중단됐거나 특정 사업이 폐기된 부서 직원이 머무는 대기 발령소 개념입니다. 리커넥트 팀은 신규 개발 프로젝트에 투입된 아트 조직 해산으로 PDMO(수석개발책임자) 산하에 편제된 팀입니다.
일각에선 해당 팀과 각 실·본부 대기 인력을 합친 대기 발령자가 100명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절반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변화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권고사직은 해당 직원이 거부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도 틀린 말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입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실적 하락에 직면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엔씨소프트 컨센서스는 매출 4127억원에 영업이익 139억원입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79%와 82.99% 줄어든 규모입니다.
한국신용평가도 최근 엔씨소프트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바꿨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2년을 기점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리니지라이크 MMORPG 경쟁작이 쏟아지면서 독보적인 경쟁 우위가 약화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3년 12월 국내 출시된 기대작 '쓰론 앤 리버티' 초기 성과가 부진해, 글로벌 흥행 성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아이온2' 등 기대작들이 2024년 하반기 이후 출시 예정이어서, 단기간 내에 외형 반등이 어려울 전망"이라고 등급 조정 사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플랫폼·장르 다각화에 필요한 개발 역량을 유지하면서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을 감축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VIG파트너스 대표를 역임한 박병무 공동대표를 선임해 경영 효율화에 나섰습니다. 박 공동대표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글로벌라이제이션 기반 구축 △경영 내실화를 위한 효율화 작업 △데이터 기반 프로세스 완비 △새로운 IP 확보를 위한 M&A와 투자 지속을 약속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