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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말 볕들까?
입력 : 2024-04-26 오후 2:01:03
비가 내리는 24일 오전 서울 용산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계산이 안 맞아떨어지는데요?"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공개된 직후, 한 경제학과 교수의 반응입니다.
 
1분기 GDP는 1.3% '깜짝 성장'했습니다. 수출이 크게 늘면서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는 설명입니다. 기획재정부는 이례적으로 백브리핑을 개최하고 관련 내용을 기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경제학 전문인 한 교수의 반응은 사뭇 달랐습니다. 이 정도로 성장률이 높게 나오기 위해서는 물가가 안정돼야 하는데, 여전히 3%대의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기저효과를 감안해도 경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의 갭이 채워지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지표는 대부분 기업의 실적이 개선된 것이지, 민생이 나아졌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기재부 역시 백브리핑을 통해 "수치 자체가 국민의 삶을 개선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성장률이 개선된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더 많습니다. 고물가에 더해 고금리는 여전하고, 최근에는 고환율과 고유가까지 덮치고 있습니다. 기후 변동까지 극심해지면서 서민들의 삶은 쉽게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은 특정 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입니다. 미국이나 중국 등 일부 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도 극심합니다. 고성장 시기보다는 저성장을 기록했을 때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게 정부의 역할입니다. 깜짝 성장을 기뻐하며 축배를 들기에는 어려움이 너무 많습니다. 
 
교수는 현재 상황을 이렇게 부연했습니다.
 
"지금 성장률을 한 마디로 비유하자면, 서핑 보드를 탔는데 파도를 잘 탄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앞으로 쭉 나아가야 하는데, 보드에 추진력이 전혀 없다."
백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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