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승은 기자] 올해 3월 인구 이동자가 49년 만에 가장 낮은 추이를 보였습니다. 아파트 입주 지연, 고령화 등이 원인입니다. 하지만 17개 시도 중 10개 시도에서 인구 순유출이 일어나면서 수도권 쏠림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4년 3월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보면 지난 3월 전국 이동자 수는 56만3000명으로 49년 만에 가장 낮았다. (그래프=뉴스토마토)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4년 3월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보면 지난 3월 전국 이동자 수는 56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4.4%(2만6000명) 줄었습니다. 이는 1975년(55만4000명) 이후 무려 4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시도 내 이동자는 62.0%, 시도 간 이동자는 38.0%였습니다. 시도 내·시도 간 이동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3.7% 감소했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주택 매매량의 경우 1월 큰 폭으로 늘고 2월에도 소폭 증가했으나 3월에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또 대규모 아파트의 입주가 4월로 지연되며 이동자 수가 줄었다"며 "장기적으로는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인구 이동이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3월 기준으로는 줄었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늘었습니다. 2024년 1분기 기준 이동자 수는 181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5.7%(9만7000명) 많았습니다. 이동률도 14.3%로 전년 동기 대비 0.7%포인트 증가했습니다.
올 3월 전입에서 전출을 제한 순이동이 가장 많았던 도시는 인천(3237명)과 경기(3226명)로 모두 수도권이었습니다. 서울은 전입(10만8484명)과 전출(10만9721명)이 모두 많아 1237명 순유출했습니다.
순유출이 발생한 곳은 총 10개 시도였습니다. 가장 순유출 숫자가 높은 도시는 경남(1778명)과 대구(1483명)였습니다. 수도권을 제하면 전북(1046명), 광주(1042명), 부산(1004명) 등도 1000명대에 달하는 인구가 빠져나갔습니다.
지역별 순이동률을 보면 인천(1.3%), 충남(1.2%), 충북(0.5%) 등이 순유입됐고 순유출된 곳은 광주(0.9%), 울산(0.8%), 대구(0.7%) 순서였습니다.
수도권 쏠림과 함께 지방 소멸 위기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통계청과 한국고용정보원의 '지방소멸위험지수'를 보면 전국 시군구 243곳 중 118곳은 인구 소멸 위험 지역입니다. 이중 인구 소멸 고위험 지역도 51곳이나 됩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인구 마지노선'을 지키기 위한 정주 여건과 보육·교육 환경을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지역 경제의 과감한 투자 등 특단의 대책 없이는 미래 생존을 답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조명래 단국대 명예교수는 만 15세에서 64세 사이 생산가능인구의 '탈지방'이 앞으로 10년에서 많게는 15년까지 이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조 교수는 "한국 경제는 수출 지향적이고 수도권에 규모의 경제가 확보된 구조이기 때문에 인구 성장이 정체될 때까지 수도권 쏠림 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한 세대가 바뀌는 10년에서 15년까지는 수도권 집중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24년 3월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기준 이동자 수는 181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5.7%(9만7000명) 많았다. (사진=뉴시스)
세종=백승은 기자 100win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