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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화장품, 미국서 인기…연기금 순매수 3위
서구권 매출 증가세…하반기 중국 리스크도 회복 전망
입력 : 2024-04-30 오후 2:20:51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미국에서 한국 화장품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련 기업에 연기금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선 수출 다변화에 성공한 K-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과 동시에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 호조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주식 비중을 더 늘리기로 한 만큼 연기금 매수 종목에 대한 관심도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화장품주, 연기금 순매수 3위 기록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연기금의 매수세에 화장품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상장된 유일한 화장품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화장품은 연기금이 이달 300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19% 가까이 올랐습니다. 
 
TIGER 화장품은 국내 주요 화장품 상장사를 투자자산으로 담고 있으며 에프앤가이드가 발표하는 ‘WISE 화장품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합니다. 
 
연기금은 최근 한달간 국내 주식 7000억원어치를 담았는데요. 그 중 대표 화장품기업 아모레퍼시픽을 970억원, 지주사 아모레G를 226억원 순매수했습니다. 연기금이 투자한 종목 전체로 봐도 순매수 1위 삼성전자(1757억원)와 2위 기아(1230억원)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입니다. 
 
화장품 관련주로 묶이는 LG생활건강도 392억원 매수 했으며, 한국콜마 176억원, 코스맥스 140억원, 클래시스와 클리오 등도 사들였습니다. 
 
K-화장품, 원화 약세 수혜 
 
연기금이 화장품 기업을 잇따라 사들이는 이유는 국내외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비중이 가장 큰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및 여타 아시아권 화장품 시장에서도 K-화장품의 인기가 늘고 있습니다. 
 
최근 달러와 함께 위안화 대비로도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수출품 가격 경쟁력을 높여 수출 호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 등 관광객 유입 수가 늘면서 수익개선에 힘을 보탤 전망입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수출은 6.2% 증가했습니다. 화장품 수출액은 올해 들어서도 3월 말까지 21.3%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기업들의 국가별 수출액 비중은 중국이 32.7%로 여전히 가장 높습니다. 수출 증가율은 중국이 전년대비 23.0% 줄었지만, 미국이 44.3%가 늘었고, 일본도 7.1%가 증가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미국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12억2700만달러로 점유율은 14.3%에 달합니다. 연초 이후 3월까지 국가별 화장품 수출 증가율 역시 미국이 전년 동기 대비 58.1% 급증했고, 일본이 21.5%로 뒤를 이었습니다. 중국 화장품 수출은 4.5% 감소했습니다.
 
최근 원·위안 환율이 190원대를 돌파하면서 원화 약세로 인한 중국 여행객 소비심리 회복 또한 수혜를 볼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중국 외 수출 지역 다변화와 K-인디 브랜드의 성장 지속에 힘입어 화장품 업황 회복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ODM(주문자 개발생산) 업체와 인디브랜드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아모레·LG생건, 하반기 성장 지속
 
지난해 부진을 털고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로 시작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하반기에도 수익 개선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적자 리스크를 벗어남과 동시에 미국 등 서구권 성장력이 우수하단 평가입니다. 1분기 해외법인 실적 개선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의 43%를 상회하면서 이날 주가가 7%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해외 부문에서 서구권 지역 고성장이 이어지면서, 전체 해외 매출액 중 서구권 비중은 31.2%로 전년보다 9.7%포인트 늘었습니다. 미주 매출액은 39.8% 증가한 878억원,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매출액은 51.2% 증가한 173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은 그간 중국 적자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기도 했었지만, 하반기부터는 그동안의 비용 효율화 노력 덕분에 점차 해소될 가능성이 높단 분석입니다. 5월부터는 해외 성장 모멘텀이 좋은 자회사 코스알엑스도 연결 실적에 편입되면서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서구권은 라네즈 핵심 신제품 출시와 세포라 입점 확대로 외형 성장을 이어갔으며, 중국은 부녀절 이커머스 매출 호조와 인건비,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감축 덕분에 기존 예상 대비 적자폭을 축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LG생활건강도 수익 다각화를 통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주력 제품인 '더후' 리브랜딩 영향으로 중국 법인 매출은 마케팅비 증가에도 9분기 만에 7% 성장세로 흑자 전환했습니다. 1분기 기준 화장품 사업 매출의 52%를 차지하는 더후는 국내외 고객들의 수요 증가로 온라인, 헬스앤뷰티 채널에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입니다. 
 
글로벌 화장품 최신 트렌드상 인디브랜드 강세가 이어지며 코스맥스와 클리오 또한 북미와 동남아 시장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예측이 나옵니다. 
 
증권가에선 총선 이후 고금리 기조 유지와 환율 급등까지 겹친 상황에서 향후 연기금의 행보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팽배합니다. 특히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주식 비중을 15.4%까지 늘릴 것을 밝히면서 연기금 매수세가 유입되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아모레퍼시픽 본사.(사진=아모레퍼시픽)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신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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