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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환경 정말 안전해졌나요?
입력 : 2024-04-30 오후 5:45:00
지난해 여름 고향친구에게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대뜸 무슨 소리인가 싶어 들어보니 자신의 친구 아버지가 건설현장에서 사망했는데 건설사에선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건설사는 연락도 닿지 않고 답답한 마음에 언론에 제보라도 하고 싶다며 아는 기자를 소개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건너 건너 아는 사이이지만 실례를 무릅쓰고 해당 지역지 기자들의 연락처를 전달했습니다. 그렇게 몇 개의 기사가 나왔지만 건설사의 태도는 여전히 미온적이었습니다. 결국 사망자의 가족들은 거리로 나섰습니다. 가족 중 1명은 만삭의 몸이었음에도 아버지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위를 이어나갔습니다. 이후 해당 건설사는 유가족들과 합의를 진행하고 재발방지 등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해당 건설사의 이름이 또다시 들려왔습니다. 신축공사 현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해 정부가 조사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노동자의 근로 환경을 약속하고 재발방지를 이야기 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사망자가 또 발생한 셈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사망사고 만인율이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0.3을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망사고 만인율은 근로자 1만명당 발생하는 사고사망자를 의미합니다. 사고사망이 감소한 이유에는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에 대한 인식 변화, 위험성평가 등 예방체계 확산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글쎄요. 많은 국민들이 안전에 대한 인식이 변화됐다고 느끼고 있을까요. 통계작성 이래 처음으로 0.3을 기록한 게 그렇게 대단한 일인지도 의문입니다. 일본은 2022년 기준 사고사망 만인율이 0.13입니다. 친구의 친구 아버지가 건설현장에서 사망하고, 또 비슷한 지역에서 누군가 사망하는 일이 반복되는 게 현실입니다. 단순 통계 수치만 내려갔다고 근로환경이 안전해졌다고 볼 수 있나요. 
 
사진은 산업재해 신청 모습. (사진=뉴시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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