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27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에 주기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화물이 탑재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이 국내 항공시장에서 초미의 관심사인 가운데 인수 유력 후보였던 제주항공이 본입찰에 불참하면서, 인수는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이스타항공 3파전으로 굳혀졌습니다.
제주항공은 본입찰이 이뤄진 지난달 25일 "여러 불가피한 사정으로 구속력있는 인수제안을 준비하기엔 한계가 있어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미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당초 화물 인수에 진정성이 없다고 봤습니다. 제주항공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유일하게 화물기 2대를 가지고 화물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또 모기업 애경그룹이라는 자금지원력이 탄탄해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부상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초 화물인수 의향서가 이뤄진 올해 초 제주는 LOI를 제출하지 않다가, 뒤늦게 제출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뒤늦게 참전한 배경에 아시아나가 가진 화물 네트워크와 규모 등을 전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로 삼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제주항공이 다루는 화물은 중국의 이커머스 알리와 같은 업체들의 상품으로, 아시아나항공이 다루는 반도체 등과 상품의 중요도 및 가치가 다릅니다. 화물사업 확장을 위해서는 경쟁사인 아시아나의 화물 네트워크를 긴밀하게 들여다 볼 기회가 사실상 인수전에 참가한다는 명분이었던 겁니다.
어찌됐든 제주항공은 본입찰에 불참하면서 이 회사보다 규모가 작은 업체들 간의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이스타항공, 에어인천, 에어프레미아의 공통점은 모두 최대 주주가 사모펀드라는 점입니다.
에어프레미아는 본입찰 직전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스페셜시튜에이션스(SS), 메리츠증권, 룩셈부르크 화물 항공사 카고룩스와 컨소시엄 구성하며 자금 조달 우군을 확보했고, 이스타항공은 최대주주 VIG파트너스로부터, 에어인천은 한국투자파트너스 PE본부를 비롯한 복수의 업체와 컨소시엄을 꾸려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집니다.
사모펀드의 본래 목적인 회사의 규모를 키워 엑시트(투자금 회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3곳중 어느 기업이 아시아나의 화물은 매입하더라도, 지금의 아시아나 화물사업 경쟁력과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 공급망 차원에서도 아시아나 화물사업은 지속되어야 하는데 3곳이 이러한 면을 고려해 매입할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아 보입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