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수빈 기자]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 서비스에서 이달 들어서만 세 차례 메시지 전송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카카오(035720)가 서비스 오류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확산하고 있는데요. 불안정한 기술 역량으로 인해 카카오의 해외 진출에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카카오 판교아지트 (사진=뉴시스)
22일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21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 24분까지 카카오톡 PC버전에서 일부 사용자의 로그인과 메시지 전송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카카오톡은 지난 20일과 13일에도 같은 현상을 보였는데요. 월간활성이용자(MAU)가 약 48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의 잦은 오류에 정부는 긴급 현장점검에 착수했습니다.
다만 카카오 측은 오류의 원인에 대해 내부 시스템 작업 오류라고 설명할 뿐 구체적인 원인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김명주 서울여자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향후 발생할 더 큰 서비스 오류의 전조 증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카카오 측은 명확하게 원인을 설명하지 않고 있다”라며 “다르게 표현하면 이유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최근 카카오는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신규 기능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이에 일각에서는 ‘문어발식 기능 확대’로 인해 오류가 빈번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 교수는 “기업이 원하는 방향은 사용자가 (플랫폼에) 오랫동안 체류하는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많은 이용자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중화 등 부하를 분산시키는 작업과 기반 시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카카오톡의 연이은 서비스 이용 차질에 이용자들의 혼란만 커지고 있는데요. 지난 2022년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이른바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입니다. 이같은 기술력 문제에 더해 현재 해외법인 철수 등 겹악재를 겪고 있어 카카오의 해외 시장 확장에도 제동이 걸린 상황입니다.
카카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상품 유통 및 캐릭터 IP(지식재산권) 라이선스 사업을 하는 카카오IX는 중국 법인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영국, 미국, 일본 법인을 청산한 데 이어 네번째입니다. 이밖에 카카오의 글로벌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픽코마 역시 유럽 시장 철수를 추진합니다.
플랫폼 기업의 경우 서비스 오류로 이용자 이탈이 시작된 후 시스템 점검에 돌입한다면 사후약방문에 불과하게 되는데요. 이 때문에 카카오가 시스템 오류 재발방지를 위한 대대적인 시스템 정비를 하지 않는다면 향후 해외 시장 확장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경쟁사인 네이버의 경우 비록 현재 라인 사태로 위기를 겪고 있지만 해외 진출에서 그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둬온 바 있는데요. 결국 서비스 자체에 대한 시비가 불거지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의 기술력이 충분히 우위를 점하고 경쟁력이 있을 때 해외 사업의 역량도 생기는 것”이라며 “기술적인 분야나 여러 인프라가 국내와 많이 다를 수 있기에 더 많은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가정해야 한다. (해외 진출을 위해) 국내 사업에서 무결점에 가까운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수빈 기자 choi320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