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급변하는 AI 시대를 맞아 ‘안전·혁신·포용’을 3대 AI 글로벌 거버넌스로 제시한 ‘서울 AI 정상회의’가 마무리됐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회의의 성과를 바탕으로 AI 시대 새로운 디지털 질서와 글로벌 AI 거버넌스 규범 정립을 위해 국제 사회와 긴밀하게 연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2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AI 글로벌 포럼 개회식' 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및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22일 과기정통부와 외교부는 전날부터 양일간 진행된 ‘AI 서울 정상회의’와 ‘AI 글로벌 포럼’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1월 영국 블레츨리 파크에서 처음 개최된 ‘AI 안전성 정상회의’에 이은 두번째 행사입니다. 안전을 넘어 포용과 혁신의 의제까지 담은 ‘서울 AI 선언’을 채택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이날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AI 글로벌 포럼’ 개회식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안전, 혁신, 포용은 AI 서울 정상회담 글로벌 포럼의 핵심 주제이며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라며 “안전한 기능이 글로벌 시장에서 AI 모델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그러면서 “한국은 자유, 공정한 접근성, 혁신, 안전, 그리고 신뢰를 강조하고 있다”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국내외 파트너들과 협력해 AI 기술 분야에서 이러한 가치와 원칙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14개 국내·외 기업이 ‘서울 선언’에 화답해 AI 책임·발전·혜택 등 기업이 추구할 방향을 담은 자발적 약속인 ‘서울 AI 기업 서약’을 발표했는데요. 구글, 오픈AI, MS 등 해외 기업과 네이버, 카카오 등이 함께한 ‘서울 AI 기업 서약’은 AI 안전 연구소와 협력을 강화하고 워터마크 등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식별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등 국제 표준 개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또한 첨단 AI 개발 투자를 지속하고 중소·스타트업 성장 지원 등 사회적 약자의 편의성을 개선하는 데도 뜻을 같이했는데요. 여기에 글로벌 도전과제 해결을 위한 AI 개발 등 지속가능한 AI 생태계 발전을 위한 AI 선도기업의 책임도 포함됐습니다.
‘AI 글로벌 포럼’에서는 세계적 AI 석학인 앤드류 응(Andrew NG) 미국 스탠포드대 교수와 마크 레이버트 보스턴 다이내믹스 창업자가 기조연사로 나섰는데요. 특히 응 교수는 AI와 관련해 “기술과 애플리케이션(앱)을 구분이 중요하고 기술이 아닌 앱을 규제해야 혁신과 안전을 추구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개회식 직후 개최된 고위급 라운드 테이블에는 미셸 더넬란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장관, 크리술라 자카로풀루 프랑스 개발국제협력부 국무장관, 자닐 푸투치어리 싱가포르 정보통신부 선임 국무장관,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 세스 센터 미국 국무부 핵심·신흥기술특사대행 등 70여명의 인사들이 모여 안전·혁신·포용을 주제로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참가자들은 ‘오픈소스 모델과 데이터 공유를 통한 협력적·개방적 AI 혁신 방안’을 논의하고 AI 기술이 아닌 AI의 위험한 적용이 규제의 대상이 돼야 하며 AI 위험성 평가는 사실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습니다.
더불어 AI 관련 국제 규범은 공통의 AI 거버넌스 기준을 제공하고 경쟁을 저해하지 않아야 하고, 프론티어AI 기술의 오남용 및 사고를 줄이기 위해 제3자 테스트의 제도화 필요성과 고급 AI 시스템의 안전 보장을 위해서 적절한 국제 보고 제도가 필요하다는 점도 제안됐습니다. 아울러 참가자들은 국가 간 AI 및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해 국제사회가 함께 노력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AI 모델에 언어적, 사회문화적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한 최근 기술 개발 현황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미셀 더넬런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AI 서울 정상회의 장관 세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오후에 진행된 ‘AI 서울 정상회의’ 장관 세션은 이 장관과 영국의 미셸 더넬란 장관의 회의를 공동 주재했는데요.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캐나다, 호주, EU, UN 등 21명의 대표단이 참석했고, 구글 딥마인드, 앤트로픽 등 해외 기업과 삼성전자, SKT, LG AI 연구원 등 국내 기업 주요 관계자도 참석해 의견을 공유했습니다.
특히 장관 세션은 AI의 잠재적 부작용에 대한 회복 탄력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됐는데요. 이를 토대로 28개국이 동참한 ‘AI 안전, 혁신 포용 증진을 위한 서울 장관 성명’이 채택됐습니다. 여기에는 저전력 반도체 등 AI 확산에 따른 막대한 전력 소모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AI·반도체 비전이 담겼습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미셀 더넬런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AI 서울 정상회의 장관 세션' 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과기정통부는 이번 ‘AI 서울 정상회의’와 관련해 “최근 AI 글로벌 거버넌스 논의가 영미권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가운데, 비영미권인 대한민국에서 ‘AI 서울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장관은 “국제사회의 역량을 결집해 AI의 안전·혁신·포용을 달성하는 ‘서울 효과’를 일으키기를 바라며, 이번 ‘AI 서울 정상회의’와 ‘AI 글로벌 포럼’ 개최를 통해 확보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글로벌 AI 거버넌스와 규범 정립을 위해 국제 사회와 긴밀하게 연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