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피프티피프티에 이어 엑소까지 연예계에서 탬퍼링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엑소 첸백시(첸·백현·시우민) 측이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에스엠(041510)이 부당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에스엠은 사건의 본질이 MC몽, 차가원 측의 탬퍼링이라고 공식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탬퍼링 규제를 부분적으로 반영한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 개정안을 내놓았지만 또 다시 이 같은 사태가 불거지면서 실효성에 물음표가 찍히는 상황입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엑소 첸백시는 지난 10일 에스엠의 눈속임 합의를 고발하겠다면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 김동준 INB100 대표, 이재학 법무법인 린 변호사가 참석해 에스엠이 INB100 매출의 10%를 부당하게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반박하고자 에스엠은 사건의 본질이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MC몽과 차가원 측의 탬퍼링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해당 사안은 에스엠 IP(지적 재산권) 사용료 지급 문제로 불거졌습니다. INB100은 기자회견 당시 매출 10% 지급을 거부하면서도 IP 사용료에 대해 협의해 지급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합의서에는 매출액 10% 안에 IP 사용료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첸백시 측은 매출액 10%를 지급하지 않으면서 IP 사용료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양측의 입장이 갈리면서 에스엠은 지난 12일 서울동부지법에 계약 이행 청구소송을 냈습니다. 이에 INB100은 에스엠을 상대로 정산금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전속계약 불공정성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엑소 첫 유닛 첸백시는 소속사 INB100을 설립하고 독자 운영을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해당 소속사는 MC몽, 차가원 회장의 자회사로 편입됐습니다. 이에 에스엠은 탬퍼링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다만 엑소 완전체 활동은 에스엠에 귀속되는 등의 합의서를 체결해 탬퍼링 문제를 덮어둔 바 있습니다.
그룹 엑소 첸백시(첸 백현 시우민) 소속사 대리인 이재학(왼쪽) 법무법인 린 변호사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성수 SM 엔터테인먼트 CAO와 나눈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탬퍼링은 프로스포츠에서 쓰던 용어로 계약이 끝나지 않은 선수에게 다른 팀이 접촉하는 행위입니다. 현재 연예계에서도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탬퍼링은 '피프티피프티 사태'로 인해 대중에게 알려졌습니다.
피프티피프티는 지난해 6월 소속사 어트랙트에 전속계약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당시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는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가 탬퍼링을 시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멤버 키나는 소속사로 돌아왔으나 새나, 시오, 아란은 소속사와 소송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결에 따라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고 어트랙트는 세 멤버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문체부는 지난 3일 탬퍼링 규제를 부분적으로 반영한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 개정안을 발표했습니다. 예술인은 전속계약 종료 후 새 소속사로 이전하는 경우 전 소속사에서 제작한 음원 등과 동일·유사한 콘텐츠의 재제작 및 판매 금지 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연장해 탬퍼링을 촉발할 수 있는 기대 수익을 낮춘 바 있습니다. 또한 계약기간 종료 후 발생한 콘텐츠 등 매출의 정산 기간을 명시해 정산 관련 분쟁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선까지 탬퍼링 행위라고 규정하기 어렵다는 점이 한계입니다. 이로 인해 표준전속계약서를 통해 탬퍼링 행위를 명확히 방지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릅니다. 사실상 소속사가 자체적으로 증거를 찾고 이를 바탕으로 법의 판단을 받아야하는 상황이 바뀌지 않았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문체부에서도 탬퍼링을 규정하고 공정거래 위반이라고 명시한 것 자체만으로도 1차적으로 넘어야 될 산을 넘었다고 본다"며 "탬퍼링을 규정되거나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 드물기 때문에 어떻게 증명해야 될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해당 관계자는 "탬퍼링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밝혀내는 것까지 정부 기관에서 나서서 해줄 것 같지 않고 엔터업계의 숙제"라고 전했습니다.
첸백시.(사진=SM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