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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테마 급등 매도’ 사라진다…막차 탄 대성산업
사후 공시서 사전 공시 의무화
입력 : 2024-06-19 오후 3:56:00
 
[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대성산업(128820) 김해기 이사는 지난 3일 3만1500주를 우리사주조합 주식 개인계좌로 인출했습니다. 통상 우리사주조합 주식의 개인 계좌 인출은 장내 판매를 목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성밸브(039610) 장원규 대표이사의 둘째 동생인 장보필씨도 지난 4일과 5일 이틀에 거쳐 각각 10만주, 13만8912주를 매도했습니다. 한국가스공사(036460) 임원 4명도 지난 5일과 7일 보유 지분 전량을 매도했습니다. 지난 5일 홍석주 공급본부장과 이주찬 비상임이사는 각각 2195주와 246주를 처분했고 이틀 뒤인 7일에는 김천수 경영지원본부장과 정상락 전략본부장이 각각 2559주와 2394주를 내다 팔았습니다. 
 
해당 상장사들은 최근 용산발 유전테마에 탑승해 주가가 급등한 이후 대주주 및 경영진의 지분 매도가 나온 회사들입니다. 주가가 단기 폭등하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커졌단 설명입니다. 테마성 재료를 타고 주가가 급등한 이후 경영진 등이 차익실현에 나선 사례는 수도 없이 많은데요. 다음달부턴 테마성 급등 이후 대주주 등의 지분 매도는 사라질 전망입니다. 대주주 등의 지분 매도 관련 사전 공시가 의무화되기 때문입니다.
 
자본시장 공정성 제고 목적…"먹튀, 이제 그만"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7월 24일부터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 구체화가 포함된 자본시장법이 시행됩니다. 상장사 내부자(임원 및 주요주주)의 대량 주식 매각으로 주가가 급락한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로 윤석열 정부가 꼽은 국정 과제 중 하나입니다. 
 
그동안 상장회사 임원 등 내부자들이 접근이 용이한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취할 경우 주가하락 등 피해가 일반투자자들에게 전가될 위험이 크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왔습니다. 
 
주요 주주들의 지분 매각이 상장사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유동성 확보 목적이라도 시장은 대부분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미리 소문이 나면 주가가 하락해 손에 쥘 돈이 줄거나 거래가 무산되기도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오전 경북 포항시 영일만 앞바다에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진은 경북 경주시 강동면 형산에서 바라본 포항 영일만 앞바다 수평선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실제 대성산업은 대왕고래 프로젝트 발표가 나온 이달 3일 전 거래일보다 16.7%올랐고 화성밸브도 4일까지 이틀 연속 상한가에 이어 지난 5일에도 14.37%나 올랐습니다. 한국가스공사도 지난달 31일 2만9800원이던 주가가 5만6500원까지 90%가까이 상승한 바 있습니다. 
 
주가 급등으로 투자경고 딱지까지 붙었던 해당 종목들은 대주주 등의 매도로 인해 며칠만에 급격한 하락세 나타냈고, 최대 수혜주로 거론됐던 한국가스공사의 주가에도 브레이크가 걸렸습니다. 대성산업과 화성밸브는 고점 대비 이날 오후 3시 기준 각각 18.3%, 22.4% 떨어졌고 한국가스공사도 8.8% 하락했습니다.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의 대량 매도와 차익 실현 관련한 질문에 화성밸브 관계자는 "호주에 계시는 회장님 둘째 동생이 매도한 것"이라며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분이라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3일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이후 첫 국정브리핑을 열고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는데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 자리에서 "140억배럴 정도의 막대한 양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부연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현재는 내부자 거래 사항이 사후 공시에 해당하기 때문에 임원과 대주주의 위와 같은 매매를 당일에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지난 2021년 카카오페이의 임원 8명은 회사 상장 후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900억원 규모)을 팔아치웠는데 이후 카카오페이의 주가가 급락하며 개인투자자 피해가 커 사회적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사진=뉴시스)
 
실제 지난 2021년 카카오페이의 임원 8명은 회사 상장 후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900억원 규모)을 팔아치웠는데요. 이후 카카오페이의 주가가 급락하며 개인투자자 피해가 커 사회적 우려가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 도입'을 자본시장 분야 국정과제로 선정했고, 연구용역과 세미나, 간담회 등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지난해 9월 내부자거래 사전공시제도 도입 방안을 발표한 것입니다. 
 
지분거래 시 거래개시일 30~90일 이전 거래계획 제출해야
 
개정안에 따르면 상장사 임원 또는 주요주주가 특정증권 등의 매매, 그밖의 거래를 하려는 때에는 거래 목적과 가격, 수량, 기간 등을 증권선물위원회와 거래소에 거래개시일 30~90일 전에 각각 보고해야 합니다. 상장사 주요 주주 입장에선 불과 몇 달 사이에 ‘사전 공시’ 의무가 새로 생기는 셈입니다.
 
거래계획 미공시·허위공시·매매계획 미이행 등 제도위반 시에는 최대 20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과징금 부과는 원칙적으로 시가총액의 1만분의 2로 했지만 최고한도를 20억원으로 정한 것 입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내부자 지분 변동 정보가 일반투자자에게 적기에 제공됨으로써 예기치 못한 대규모 지분매각 등에 따른 시장 충격 최소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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