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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ESG
입력 : 2024-06-12 오후 2:38:52
ESG가 최근 몇 년 동안 전 세계 금융시장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로 급부상한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도 친환경 중심의 사업 전략에 주력하고 있습니다만 실체는 ESG 성과 올리기에 급급한 모습입니다.
 
실제로 환경보호 효과가 없거나 오히려 석탄 등 고탄소 투자에 치중하면서 친환경적 이미지를 내세우는 '그린워싱'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사진은 '삼척블루파워 회사채 발행계획 규탄을 위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기후위기 시대 폭탄돌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우리 AI(인공지능) ESG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는 NH투자증권이 개발한 'MK-iSelect AI ESG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고 있으며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ESG 평가기관인 지속가능발전소가 산출한 기업별 ESG 스코어링 점수에 기초해 ESG 역량이 뛰어난 기업들을 발굴해 투자하는 ETF입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AI 활용 ESG 평가사 지속가능발전소의 AI 기술을 활용한 ESG 평가점수 상위 30% 종목 중 유동시가총액 순위 1위부터 100위까지 종목을 편입한 지수를 활용하는 상품인데요. 
 
기후변화 및 탄소배출, 대기 수질오염, 생물의 다양성, 삼림 벌채, 에너지 효율, 폐기물 관리, 물 부족, 고객만족, 데이터 보호 및 프라이버시, 성별 다양성, 직원참여, 지역사회 관계, 인권, 노동기준, 이사회 구성, 감사위원회 구조, 뇌물 부패, 임원 보상, 로비, 정치 기부금, 내부 고발자 제도 등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에 제출한 ESG 199개 지표를 기초로 한 ESG 퍼포먼스 점수와, 매일 1만건 이상의 기업별 뉴스를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한 ESG 리스크 점수를 감안해 점수를 산출한다고 합니다. 
 
다만 속해 있는 종목을 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KB금융, 네이버, 원화예금, 기아, 신한지주, LG화학, 삼성SDI, 삼성바이오로직스, 하나금융지주, 현대모비스, 삼성물산, 두산에너빌리티 등으로 거의 시가총액 순서와 비슷합니다. 
 
이는 시총이 높은 대기업일수록 ESG 리스크를 관리할 여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입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러니한 것이, ESG지수로 기업들을 줄 세워보면 석탄기업이나 방산기업, 대기업들 점수가 굉장히 높다는 점"이라며 "이들이 ESG 총점을 높이려고 환경이 아닌 다른 평가항목에 노력을 기울여 점수를 높인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QV iSelect-WG 그린에너지 ESG의 경우도 비슷합니다. 친환경 에너지 관련 산업에서 높은 성장이 가능한 기업의 성과를 추종하는 상품인데요. 투자종목은 신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 태양광, 수력발전 관련 등에 투자하는 한화솔루션, 씨에스윈드, 한국조선해양, 한국전력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평가기준이 '꼼수'라며 우리나라의 상황에 맞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관계자는 "한국은 광범위한 인덱스를 수동적으로 따라가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우리도 탈석탄, 탄소배출 기준 등으로 분류 체계를 새로 만드는 게 시급하다"고 제언했습니다.
 
김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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